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2021년 인사이드 리포트’ 보고서 공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학문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는 등 고등교육 정체성 모호
‘직업교육기본법’ 제정 학문연구중심대학·직업교육중심대학 재구조화 제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20일 ‘2021년 인사이드 리포트’ 보고서를 발표했다.(한국대학신문DB)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20일 ‘2021년 인사이드 리포트’ 보고서를 발표했다.(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직업교육기본법’ 제정으로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학문 영역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소장 강문상)는 20일 발표한 ‘2021년 인사이드 리포트’ 보고서에서 대학을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재구조화해 고등교육의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서열화로 인한 소모적 경쟁을 줄이자는 취지다.  

강문상 소장은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일반대학의 교육목적은 ‘심오한 학술 이론’이며 전문대학의 교육목적은 전문직업인 양성으로 돼 있다. 하지만 많은 일반대학에서 전문직업인 양성목적의 학과를 개설해 고등교육의 정체성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직업교육에 개입하는 세계적 추세에 비해서도 우리나라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고등교육의 정체성이 없어졌다는 예시를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전문대학에서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개설한 학과를 중복 개설한 일반대학은 총 114개교, 520개 학과(석사+박사과정 포함)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대학 학문 영역으로 개설된 △보건의료 △안경광학 △치위생 △치기공 △철도 △물리치료 △작업치료 △방사선 △뷰티·미용 △응급구조 △K-pop △외식·조리 △카지노 △바리스타 △반려동물 △제과제방 등 학과를 일반대학에서도 전문직업인 양성목적으로 개설했다. 강 소장은 “취업 목적의 기슬 중심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일반대학을 선호해 2년이면 졸업과 취업이 가능한 전공을 일반대학으로 진학해 4년을 공부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보고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가칭 직업교육기본법을 제정해 현행 고등교육체제를 기능에 따라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어 학문연구중심대학은 학부 정원을 감축하고 대학원 정원을 증원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집중육성해야 하며 직업교육중심대학은 희망하는 △일반대학 △전문대학 △산업대학 △기술대학 △폴리텍대학 △전공대학 등을 포괄하는 실무중심의 학문체제로 개편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부 국고 재정지원은 직업교육중심대학의 경우 학부(1~4학년), 학문연구중심대학은 대학원(석·박사)에만 지원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강 소장은 “재구조화를 통한 고등교육 정체성이 확립되면 공정한 경쟁체제에서 대학의 교육경쟁력과 취업률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의 이름보다는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게 됨으로써 대학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소모적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2년 대선을 앞둔 지금이 고등교육 개혁의 기회다. 대학의 위기를 고등교육 개혁의 시기로 삼아 대학을 기능에 따라 재구조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계별 절차를 포함한 세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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