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혁신 이끄는 김수복 총장의 리더십 주목
개교 이래 첫 동문 출신 총장, 국내 최초로 윤동주 평전을 낸 학자 김수복 총장
2년간 단국대 이끌며 다수 정부 추진 사업 선정, 재정 확보
4차 산업혁명 변화 발맞춘 교육 혁신 노력
‘위드 코로나 시대’ 교육 혁신과 차별화된 교육콘텐츠 개발로 교육 영토 확장 목표

김수복 단국대 총장. (사진= 한명섭 기자)
김수복 단국대 총장은 " 총장으로서의 하루하루를 대학 발전을 고민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등교육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도입과 교육방법 변화를 시도하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김수복 단국대 총장의 정체성은 그의 이름 앞에 붙은 두 가지 ‘최초’ 수식어로 설명된다. 단국대 개교 이래 첫 동문 출신 총장, 국내 최초로 윤동주 평전을 낸 학자라는 점이다. 학생으로서, 교수로서, 보직자로서 단국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인 동시에 그 오랜 시간 단국대 구성원에게 인망을 얻은 리더이자 자신의 분야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연구자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그런 김수복 총장이 이끄는 단국대는 최근 혁신적인 시도들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 헬스 분야 인재 집중 육성, 인공지능 학사 지원 시스템 ‘단아이(Dan.I)’ 등으로 단국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고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시와 대학 경영. 전혀 다른 두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인물, 김수복 단국대 총장을 만났다.

- 단국대 첫 동문 출신 총장이다. 소감이 남다를 듯하다.
“많은 기대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만큼 엄숙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다가오는 2027년이면 단국대가 개교 80주년을 맞는다. 80년에 가까운 단국대의 역사 앞에 구성원들과 함께 신뢰받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다. 다행히 지난 2년을 되돌아볼 때 이를 이룰 수 있는 긍정적인 원동력을 찾았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투철한 사명의식을 갖고 전 구성원들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많은 노력을 하겠다. 총장으로서의 하루하루를 대학 발전을 고민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등교육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도입과 교육방법 변화를 시도하는 데 쓰겠다.”

- 보통 문학으로 일가를 이룬 인물은 조직 경영과 먼 길을 걷는다는 인식이 있다.
“조직 경영과 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시는 관성적인 일상을 낯설게 보고 새롭게 발견할 때 생명을 갖는다. 조직 경영도 차별성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워져야 한다. 매일 매일 과거 관성과 관행으로부터 새로움을 추구하면 조직의 활성화가 가능해진다. 시와 조직 경영은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같다.”

- 우리나라 여러 시인들 중에서도 주목받는 시인으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을 냈다. 대학 경영 면에서도 단국대를 성장시켰다는 평가가 있다.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지만 밖에서 우리 대학의 어떠한 변화를 감지하고 그걸 좋은 방향으로 이해해준다면 우리들로서는 큰 감동적인 일이다. 우리 대학은 현재 여러 대형 국책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교육부에서 새로운 교육 모델을 시범적으로 도입, 확산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인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에서 단국대가 바이오헬스 케어 분야 주관대학으로 선정이 됐다. 국가의 고등교육 정책과 발맞춰 적극적으로 교육개혁을 이루고자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그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단국대는 재학생들이 적성과 진로에 맞춰 커리큘럼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전공선택의 자율성을 확대했다. 학과별로 모듈형 커리큘럼과 마이크로전공을 운영해 전공 벽을 허물고 자기 주도형 학습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수업방식에서는 의사소통과 협업능력을 키우기 위해 집단지성 기반의 학습법(플립러닝)과 동료평가제(peer평가)를 도입했다. 교수가 교안과 강의 영상을 사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은 동료와의 집단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상호평가 하는 것이다. 신입생에게는 ‘창의적 사고와 코딩’ 교과목을 필수 수강하도록 해 인문·자연·사회·공학·예술 등 각 분야 특성에 맞는 소프트웨어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이제는 교육 시스템을 새롭게 대응하지 않으면 혼란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국대는 이미 물리적‧공간적 제약을 가진 오프라인 대면 수업 방식을 벗어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활성화 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지난해 1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클라우드 기반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6000여 개에 이르는 전 강좌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모바일에 연동한 출결 시스템은 물론 표절 방지시스템, 팀 프로젝트 지원 등 뛰어난 온라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또한 지난해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교육지원시스템 단아이(Dan.i)를 선보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대응을 잘 해낼 수 있었고 큰 어려움 없이 안정적으로 학사 운영을 할 수 있었다.”

- 단국대 교육혁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
“단국대는 코로나19 시대를 넘어 미래사회에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대학은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동시에 그 지향점을 인간중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휴머니즘 교육에 두고 ‘HUMART(HUMAN+SMART) University’를 교육목표로 설정했다. 인간 중심의 가치와 철학이 살아있는 첨단 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능동적 인재(self-Determination)’, ‘혁신적 인재(Discovery)’, ‘헌신적 인재(Dedication)’를 양성하고자 한다. 현재 대학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혁신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연구·산학협력·조직경영 등 4개의 혁신 분야를 설정하고 13개 프로그램과 21개 세부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단국브랜드 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

최용섭 본지 편집인(좌)과 김수복 총장이 환담하고 있다.
최용섭 본지 편집인(좌)과 김수복 총장이 환담하고 있다.

- 광복 이후 첫 사립대로 세워진 단국대의 설립 정신은 이 시대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어떤 가치로 발현될 것이라고 보나.
“1947년 광복 후 최초의 정규대학으로 설립된 단국대의 창학이념은 구국(救國), 자주(自主), 자립(自立)이다. 창학이념은 설립자인 범정 장형 선생과 혜당 조희재 여사가 체험한 역사적 삶에서 비롯됐다. 가혹한 일제치하에서 나라 잃은 백성의 설움을 겪은 두 사람은 조국과 겨레의 독립은 민족애에 뿌리를 둔 인재양성에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자신의 역량을 개인이 아닌 나라를 위해 쓰고 사회적, 역사적 진리를 바탕으로 확고한 주인의식을 실천하며 이를 통해 개인과 민족공동체가 독립적 자아를 지켜가는 것을 지식인의 사명으로 인식했다. 이 같은 의식을 실천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 바로 단국대의 존재목적이었던 것이다.

미래사회는 지식중심의 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산업, 문화, 기술의 영역이 고도화하며 급변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 생태계는 더욱 치열한 환경에 놓일 것이다. 결국 ‘대학이 인류의 미래’일 수 밖에 없고 성장동력은 대학이 지닌 인적, 물적 토대위에서 상당부분 생성될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우리 대학의 창학이념은 시대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으로 더욱 확산되리라 확신한다. 대학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능력을 더욱 제고시키기 위한 선진 교육과정 인프라를 촘촘히 설계, 운영하게 되고 이 가운데에서 학습주체는 대한민국 울타리를 벗어나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전문인이 될 수 있도록 육성돼야 하고 우리 대학은 그 철학을 지향점으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 학령인구 감소의 타격이 매섭다. 총장의 위기 타개책은.
“결국 미래에도 대학의 본질은 ‘교육’이다. ‘학생중심 교육’이라는 기존 가치를 확대해 시민과 유학생, 기업이 선호하고 상호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생존이 목적이 아닌 글로벌 교육책무를 다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 또한 대학 교육의 대상을 학령기 학생에서 더 확장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도 다시 고등교육을 받아야 하는 때가 됐기 때문이다. 배움에는 연령 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초산업화 시대 고등교육 대상층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 대선 레이스가 진행 중이다. 차기 대통령의 교육 공약으로 제시하고 싶은 것은.
“고등교육의 국제 경쟁력 강화다. 결국 교육 개방을 해야 한다. 고등교육 글로벌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 경영을 대학 스스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 임기 반 바퀴를 돌고 앞으로 2년 여의 시간이 남았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는 무엇인가.
“내 임기의 중심에는 ‘위드 코로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구성원들의 위기 관리 능력과 노하우가 축적됐다. 이제는 축적된 능력을 바탕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려고 한다.

교육환경의 다양하고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는 계속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고등교육 생태계도 대전환을 맞이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바다가 물이 줄어드는 형국과 마찬가지로 대학 생태계도 그런 위기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잘 살려 새로운 미래 준비를 해온 대학들은 풍요로운 환경을 맞이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어려운 환경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더 이상 과거의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환경이다. 가상공간이 더 현실감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현장도 과거 물리적 공간을 더 생생하게 가상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를 교육에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교육이 결합해 다양한 교육방법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특히 실험‧실기가 중요한 학문 분야는 더욱 이런 교육혁신이 필요하다. 의공학, 산업공학 분야는 현장실습이 매우 중요하지만 감염병 등으로 현장에서 공부하기 어려워진 점을 돌이켜보면 가상현실에서의 교육 수요가 더욱 커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교육혁신에서 찾음으로써 자연스레 교육 발전이 일어날 것이다.

동시에 글로벌화도 추진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그런 교육 변화 위해 많은 정책적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대학도 그에 발맞춰 가야 한다고 본다. 고등교육의 글로벌화에서는 더더욱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콘텐츠의 파급력은 세계적임을 이미 확인했다. 대한민국만의 차별화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면 한국 대학은 세계적인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단국대는 지금 우리 대학만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김수복 총장은…
단국대에서 국어국문학 학사를 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1985년 단국대 교수로 부임해 단대신문사 주간, 한국학부장, 교무처장, 예술대학 학장 등의 보직을 역임했다. 등단한 시인이자 시 문학 연구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1975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30여 년에 걸쳐 시집 <지리산타령>, <달을 따라 걷다>와 시론집 <우리시의 상징과 표정>, <상징의 숲> 및 연구서 <한국문학공간과 문예콘텐츠> 등을 간행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문예창작회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을 맡고 있다. 2019년 8월 단국대 제18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최용섭 편집인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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