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2012학년도부터 대학별고사(본고사)를 도입하기로 해 본고사 부활을 기점으로 ‘3불 폐지’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입업무 총괄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2012학년도까지 기존 대입전형제도의 기본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연세대의 결정이 대교협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교협의 역량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3불폐지’를 둘러싼 갈등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연세대는 “대입 완전자율화가 이뤄지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 대학별 고사만을 100% 반영해 학생을 모집하는 전형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전체 정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수시모집에서 대학별 고사 전형으로 수시 정원의 40∼60%를 뽑고, 나머지를 학생부 성적(20∼40%)과 입학사정관제(20%)로 선발할 계획이다.

대학별 고사는 인문계의 경우 언어와 영어 독해 및 수학1 범위의 수리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을, 자연계의 경우 과학 및 영어 지문이 나오는 논술 및 수학 과목(수학1.2) 평가를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논술 가이드라인이 없어져 대학이 영어 지문이든, 문제풀이든 다양한 문제를 내고 있어 대학별 고사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대학별 고사를 치든, 수능이나 내신만으로 뽑든 대학이 선택할 일이다. 대교협이 획일적인 입시틀을 만들면 규제를 했던 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세대의 본고사 부활 결정이 대교협을 당혹케 만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대교협은 지난 15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가진 정기총회를 통해 “2012학년도까지는 점진적 제도 개선 단계로 기존 대입전형제도의 기본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만일 연세대처럼 대교협의 기본입장과 대치되는 개별 대학의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 대교협은 대입업무 총괄기구로서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한편 연세대의 본고사 부활 결정으로 ‘3불 폐지’가 가시화되자 이에 대한 반발여론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3불 제도 유지는 90년대 후반부터 적용된 대학입시의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라면서 “전교조는 대교협과 일부 대학의 3불폐지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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