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교체’아닌 ‘정권교체’ 통해 개혁 이룰 것” 의지 다져
“후보 중 유일한 교수 출신, 대학 행정 경험” 교육 공약 차별성 내세워
“과학기술 패권 전쟁 상황,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만드는 ‘과학기술대통령’ 될 것”
청년 느끼는 불공정 문제와 주거난 해소 정책 강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전했다.  (사진= 한명섭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전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청년층 표심을 겨냥하고 나섰다.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타 후보들에 비해 청년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발 빠르게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전했다. 어느덧 정치 입문 10년차를 맞은 안철수 후보를 직접 만나 후보가 생각하는 청년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올해로 정치 입문 10년차가 됐다.
“만 9년, 햇수로 10년 동안 어느 정치인보다 농축경험을 한 것 같다. 대형 정당에 속하면 편하고 보호를 받을 수도 있지만 나는 밖에서 10년을 살아남았다. 대한민국 70년 정치역사상 이렇게 오랜 기간 밖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유일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에서 업적을 갖고 정치권에 들어온 인물들 중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말씀들을 하시더라. 거대 양당에 속하지 않고 밖에 있는 이유는 기득권에 맞선 진정한 개혁을 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가 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성공적으로 산업화‧민주화 시대를 거치고 선진국에 진입하는 그 초입에서 멈춰서버렸기 때문이다. 과거 70~80년대 민주화‧산업화 시대의 사고방식과 정치세력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고 이들이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막고 있는 셈이다.

개혁은 기득권과 싸우는 것이다. 기득권을 없애지 않으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거대양당이 우리나라 기득권을 양분하고 있다. 자기편 기득권은 개혁할 수 없다. 상대편 개혁만 하려니 적폐청산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정권교체가 아닌 적폐교대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만이 정치권에서 빚진 것 없고 청년을 위해 기득권을 위해 맞서 싸울 수 있다. 제 이미지가 선하니 누군가는 날 더러 약한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에서 10년 이상 살아남은 사람이 약한 사람일리 없다. 3김 이래 정당을 주도적으로 창당해서 38석 정도의 정당을 만든 유일한 사람이다. 정치력, 돌파력 모두 보여드린 셈이다.”

- 2030 청년층 표심을 끌어당길만한 후보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점에서 후보의 강점이 있을 것이다.
“청년이 국가의 미래이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일해야겠다는 초심은 지금도 변함없다. 2012년이나 지금이나 청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는 그대로다. 오히려 더 간절해졌다. 2012년보다 지금 청년들의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그때도 정말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지경이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청년들 때문이었다. KAIST에서 교수를 하면서 학생들을 직접 만났다.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공감해주면서 지금의 환경을 만든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을 가졌다. 그래서 이들의 고민을 더 많이 듣고 내 경험이나 조언을 들려주고 싶어 청춘콘서트를 열었다. 대학 교수로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더라.”

- 그 누구보다 다양한 이력을 가졌다. 안철수 후보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도덕적으로 가장 깨끗한 후보. 그리고 가장 유능한 ‘과기대’, ‘과학기술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우리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법률가, 법조인은 과거를 응징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일만 평생 하다보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은 모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나는 새로운 것을 스스로 창조하고 혁신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비교가 될 수 없다.”

- 과학기술대통령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보면 미국과 중국이 과학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군사패권을 다투던 미-소 냉전시대처럼 이제는 과학기술 패권을 가진 나라가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이 돼야 한다. 앞으로 최소 20년 이상 대한민국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 거대 정당보다 2030 세대에 어필하는 정책적 행보가 활발하다.
“발표한 청년공약들은 모두 2030 청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이다. 그들에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물어 봤더니 입시 공정, 준모병제, 청년 주거 문제, 연금 개혁, 보육 등 5개 분야가 나왔다. 그래서 이를 해결할 정책을 제시한 것이다. 분야가 5개이기도 하고 미국 국방성 이름에서 의미를 가져와 청년을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펜타곤’으로 이름 지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며 가장 먼저 부딪히는 불공정 사례가 대학입시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입시를 대학 자율로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와 SAT를 혼합한 방식이다. 이상적이긴 하나, 우리나라 상황에 맞지 않은 것 같아 공정성 담보를 위한 방안을 생각했다. 그래서 수시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고 정시에서 수능 성적만 보게 되면 좋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만 대학에 들어갈 수 있기에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출발선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기에 20%정도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했다. 청년들도 이 구상을 듣고 입시에서 떨어지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하더라.”

- 고등교육에 대한 공약도 곧 구체적으로 제시되나. 지난 대선에서는 교육부 폐지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곧 교육개혁 공약도 내려한다.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은 내 소신이다. 다만 국가교육위원회가 지금처럼 정부 여당이 위원을 선임하는 게 아니라 정말 사회적으로 대타협, 합의 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여기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교육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이름만 내 공약과 똑같은, 동명이인이다. 교육부를 없애지 않고 인사권을 정부가 갖고 있는 형태는 내 생각과 전혀 다르다. 교육부를 없애서 초‧중등 교육은 교육청에 이양하고 고등교육은 총리실 산하 등으로 둔 뒤 최소로 관리하는 정도로만 기능을 두고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이 앞으로는 각 지역에서 평생교육센터로서 기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 안철수 대통령, 대학 재정난 해소시켜 줄 것인가.
“후보 중 유일한 교수 출신이고 학교 행정을 해봐서 현재 대학이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정부에서 지출하는 교육비는 OECD 평균으로 따지면 굉장히 낮은 편이다. 국가가 충분한 교육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지 않다. 또한 정부가 대학 등록금을 10년 넘게 동결했다. 적어도 사립은 풀어주고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 미국 대학의 재정은 크게 3가지 축이 있다. 등록금, 정부 보조금 그 다음이 기부금이다. 우리나라는 교육기관 기부금에 세제 혜택이 없다. 교육기관 기부금에 세제 혜택을 많이 줘 기부를 장려하면 국가도 부담을 덜 수 있다.”

- 민주화운동유공자 자녀 특별전형 등 사회적 합의도 없고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는 전형제도는 폐지하겠다고 했다.
“민주화운동유공자 자녀 특별전형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안돼 있다. 불공정에 대한 갈등이 굉장히 심하다. 독립운동 유공자 자녀와는 다른 사례다. 이것이 드러난 부분이 공공의대 학생 선발과 관련한 공정성 논란이었다. 민주화운동을 한 이들의 자녀까지 특혜를 주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여론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도 주장했다. 의전원이나 로스쿨이 ‘가진 자들만의 통로’라는 말이 있다.
“문제는 입시 과정에서 심사의 불투명성, 불공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의전원의 경우 설립 배경이 다양한 분야 인재들을 의학자로 양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의예과, 의과대학을 나오게 되면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을 기르기 어렵기 때문에 생명공학이나 생명과학 쪽 전공자들이 의전원에서 의학을 공부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의전원을 만들고보니 졸업생 중 의학자가 되는 사람이 오히려 더 줄었다. 정책은 목표를 갖고 만들어지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실패하면 그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

로스쿨의 경우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다. 다만 변호사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가질 수 있는 일종의 자격시험제도를 신설하면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변호사자격시험을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 사법고시 부활의 효과를 낸 셈이다.”

- 준모병제 도입 공약은 파격적이었다.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될 지도 관심사다.
“앞으로 대한민국 군대가 가야 할 방향이다. 바로 모병제를 도입하기에는 북핵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평화가 정착되지도 않아 무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출생률이 급감하고 있어 지금의 징집체계로 계속 갈 수도 없다.

주목할 것은 전 세계적으로 군대들이 첨단무기화 하고 있고 해군력과 공군력을 강화하는 추세이기도 하고 자연스레 부사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해군 대위 출신인데 군함을 타 보면 막상 배를 움직이는 것은 부사관과 같은 기술자 직업군인이다 한다. 공군도 마찬가지다. 파일럿은 공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하더라도 정비 등의 부분은 부사관이 한다. 이런 군의 발전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준모병제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1차로 사병의 수를 50% 줄이고 줄어든 50% 중의 절반을 전문 부사관으로 충당하는 구상이다. 전체 병력 숫자는 줄어든다 하더라도 첨단 무기를 다루는 전문성이나 전투력 측면의 질적 향상을 통해 군사력은 커질 것이다. 전문 부사관을 늘려도 사병 인력을 감소한 데 따른 인건비 예산 감소분이 있어 사실상 추가 재원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국방의 의무를 다 한 청년들에게 1000만 원의 사회진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공약했다. 청년들과 이야기하다보니 군 가산점제도가 사라진 뒤 군 경력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경험으로 남더라. 그렇다면 국방의 의무를 다한 청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오히려 공정하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계획은 군 제대 후 4년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이었는데 예산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여서 두 학기에서 두 학기 반 정도의 학비가 되는 1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한 것이다.”

- 준모병제를 이야기하며 ‘탈피오트’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는데.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하는 동안 이 시간을 단순히 지나가는 시간으로 쓰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것이다. 와튼 스쿨에서 MBA를 공부했는데 그 때 같이 있던 이스라엘 친구가 탈피오트 출신이었다. 탈피오트에서 오히려 완전히 IT전문가가 돼서 이후에 창업을 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그 회사를 매각하고 MBA를 공부하러 온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정말 인재가 많다. 충분히 탈피오트식 군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보초 임무 시간을 자기계발 시간으로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모션 디렉터 로봇, 인공지능으로 보초 임무는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안보와 관련 없는 풀뽑기 업무 같은 것들은 아웃소싱을 해도 전투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병들의 자기계발 시간을 늘리면 남는 시간이 사라지니 가혹행위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한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군 대체복무 허용을 주장했다.
“그것이 공정하다고 본다. 병역특례는 국위선양을 한 젊은이들의 기여를 인정해주고 군 복무 기간 동안 더욱 더 국위 선양과 문화창달에 힘쓰라는 의미에서 있는 제도다. 그렇다면 스포츠 선수, 순수 예술 분야 종사자와 같이 대중문화 예술가도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청년을 위한 주택 공약도 냈다. 5년간 청년안심주택 50만 호를 공급하고 도심에 주상복합형 청년캠퍼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45년의 초장기 모지기론도 청년을 위한 공약에 있었다.
“지금도 청년주택은 있다. 하지만 미분양이 많다. 청년들이 원하는 위치가 아니거나 너무 좁거나 혹은 보증금과 월세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무슨 청년주택인가. 청년이 원하는 위치에 청년 주택을 만드는 아이디어로 토지임대부 안심주택을 생각했다. 서울의 국공유휴부지, 노후 공공청사, 국철과 전철 지하화를 통해 마련된 상부 공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리모델링, 공기업 미이용 부지나 지방이전 부지 등을 활용하면 반값으로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위치에 주거 제공이 가능하다. 그리고 청년 주택을 초고층 주상복합 청년캠퍼스로 만들려고 한다. 구글 캠퍼스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창업 공간, 휴식공간도 있고 운동시설, 문화시설이 완비된 가운데 초고층 거주지가 있는 것이다. 청년 주택에 대한 지역 주민 반대가 있는데 주민들도 청년 캠퍼스의 문화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면 지역 내 반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초장기 모지기론을 제안한 것은 지불 가능성이 높은 직장인들이 대출 규제로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말이 안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층,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장기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 80%까지 기준금리 수준의 이자로 지원하는 제도다. 15년 거치를 통해 그 기간 동안은 이자만 납부하도록 해 청년이 목돈을 마련할 시간을 벌고 이후 30년간 원리금 상환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청년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결혼하면 바로 집을 마련해 평생 살 수 있다.”

국민의당 당사를 찾아 환담을 나누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 최용섭 본지 편집인(오른쪽).
국민의당 당사를 찾아 환담을 나누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 최용섭 본지 편집인(오른쪽).

■ 안철수 후보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석사와 박사를 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공학 석사, 경영학 석사를 했다. 1989년 9월부터 1991년 2월까지 단국대 의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해 2005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2008년 5월부터 2011년 5월까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정문술석좌교수, 2011년 6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012년 9월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공식 입문했다. 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며 국회의원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지냈고 2020년 국민의당 당대표에 취임했다. 제20대 대선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대권 도전에 나선다.

<대담= 최용섭 편집인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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