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대화고 교사

코로나19 여파로 ‘직업 안정성’이 높은 의예과 정시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부터는 서울대가 정시모집 군을 가군에서 나군으로 옮겼다. 가톨릭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등 의예과 최상위권 대학이 나군에서 가군으로 연쇄적으로 이동한 이유다. 대부분 대학이 의전원에서 의대 체제로 전환이 완료돼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던 2019학년도, 2020학년도, 2021학년도 대입과 마찬가지로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1205명(지역인재전형 포함)을 선발한다. 가군(595명)의 모집인원이 나군(420명)에 비해 175명 많으며 다군은 190명으로 선발인원이 상대적으로 적다.

면접을 점수로 반영하는 가톨릭관동대(10%), 아주대(5%), 연세대(9.9%)를 제외하고 수능 100%로 선발하며 대부분 대학에서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에 높은 비율을 적용한다. 이화여대는 인문계열을 따로 모집한다.

가톨릭대, 성균관대, 전남대, 전북대, 중앙대는 영어를 비율 반영하지 않고 가산하며 고려대, 서울대, 충남대는 감산한다.

가톨릭관동대(7%), 경상대(10%), 단국대 천안(5%), 동국대 경주(5%), 한양대(3%)는 과학탐구영역(이하 과탐) Ⅱ과목에 3~10% 가산점을 부여한다.

과탐 한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은 가군의 조선대, 다군의 대구가톨릭대가 있다. 따라서 과탐 한 과목 성적이 부족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의예과는 정시모집에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예컨대 서울대는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차의학대학원 치의학과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적성‧인성 면접을 실시하고 의사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정시모집에서 인‧적성 면접평가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면접 방식을 활용하는 이유는 공부만 잘 하는 학생이 아닌 의사소통능력과 라포 형성 능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싶기 때문이다.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울산대, 인제대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울산대, 인제대는 결격 여부 판단에만 활용한다. 반면 가톨릭관동대(10%), 아주대(5%), 연세대(9.9%)는 점수에 반영한다.

정부가 의대 모집정원을 2022학년부터 10년간 총 4000명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2학년도 의예과 입시는 요동치고 있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차의과대학, 건국대 2곳에 불과하다. 약학전문대학원 역시 기존 37개 대학 중 34개교가 2022학년도 약대 전환을 선언했다. 치의과전문대학원도 7개 중 4개가 학부로 전환했다. 즉 의대 경쟁률이 분산될 것이라는 낙관적 예상으로 너나없이 재수∙반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재수생들은 내신 성적과 비교과에 부담이 없는 정시모집 수능전형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예과 수능전형 합격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정시모집 성균관대 의예과 최종등록자 영역별 백분위 70% 컷은 국어 100, 수학 100, 탐구는 99였다. 2021학년도는 국어 100, 수학 100, 탐구는 98이었다. 수능에서 두세 개 이하로 틀렸다는 얘기다. 세밀하고 꾸준한 수능 준비 없이는 의예과 합격은 쉽지 않다.

끝으로 의예과를 지원하는 수험생에게 한마디. “지원의 목적이 직업 안정성이 아니길 바랍니다. 의술에 요구되는 배려, 봉사, 희생, 도덕성, 지적호기심, 도전정신, 소통능력, 생명존중, 책임감, 소명감 등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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