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학생 동문들 잇달아...대학본부, 입시자료 전면 공개여부 고심

고려대 수시 논란과 관련해 고려대 내에서도 학교측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고려대의 공식 입장처럼 ‘잘못한 게 없다면 공개 못할 것도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고려대 A 교수는 “(이번 입시와 관련해) 밝히지 않고 있으니 실제 학교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학교에선 아마도 여론이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은데 떳떳하다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입시문제에서 논란이 있음에도 해명이 따르지 않으니 의혹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과대의 B 교수도 “고대 입시 문제에 대해 몇몇 사람이 얘기하고 지나가는 분위기가 아니라 고려대 이미지에 상처를 주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교내에서도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측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홈페이지에 ‘2009학년도 입학관련 보도를 보고’란 제하로 의견을 게시한 한 동문(jkleekr)도 “20여년전에는 저도 학생이었지만, 이제 시간이 조금만 지나가면 저 역시 고대 학생을 자녀로 두고 싶은 학부모의 한 사람”이라며 “이번 일이 잘못된 것인지 아님 정말 아무 문제없는 것인지 정확히 학교측에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복학생이라고 밝힌 ID ‘sharpjes’씨도 “처음으로 학교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며 “입학처는 답답하게 원칙대로 뽑았다고만 하지 말고 모두가 납득할만한 근거로 해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입학처 홈페이지에 자신을 고려대 동문으로 소개한 한 네티즌은 ‘이기수 총장께 드리는 글’에서 “부풀려지는 의혹들은 모교 입시관계자에 대한 비난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고려대 공동체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까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고 계시냐”며 “엄정한 이성과 냉철한 논리가 가장 중요시 되는 우리 상아탑에서, ‘왜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에게 명확하고 설득력있는 해명이 주어지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대학 안팎에서 이런 논란이 일자 고려대도 이번 수시와 관련해 입시자료 공개와 법적대응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언론 등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하려면 입시자료를 상당부분 공개해야 하는데, 장기화될 법적 공방과정에서 학교가 입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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