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데이터 학습 기반 인공지능과 완전히 구별되는 생물학적 원리 기반의 인공지능 개발 가능성 기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원지 기자] KAIST(총장 이광형)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학습을 전혀 거치지 않은 뇌 신경망에서 선천적인 인지 기능이 발생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물들이 출생 직후 학습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초적 인지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선천적 뇌 기능’에 대한 이해에 다가가는 기초를 마련했으며 ‘초기 뇌 신경망 인지 기능의 발생’에 대해 기존의 상식과 완전히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또한 연구팀의 결과는 일반적인 인공지능 모델에서 기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의 데이터 학습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과 달리 생물학적 뇌 신경망의 기능 발생과 진화는 확률적으로 생성되는 물리적 연결 구조에 의해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차별된 기저 원리를 제안한다.

연구팀은 인지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돼 온 얼굴 인지 기능(face detection)에 초점을 두어 뇌의 시각 신경망을 모사한 인공신경망에서의 사물 인지 기능을 시뮬레이션했다. 이를 통해 모든 연결 가중치가 무작위로 정해지도록 초기화된 심층신경망이 전혀 학습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얼굴 이미지를 다른 사물 이미지와 구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무작위화 신경망에서 발생하는 얼굴 선택성 (face-selectivity)이 실제 동물 실험에서 관측되는 다양한 생물학적, 인지 행동적 특성들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론적 모델 기반의 본 연구 결과가 충분한 생물학적 타당성을 가지며 향후 뇌 신경망에서 나타나는 선천적 인지 기능의 핵심적 발생 원리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이론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승대, 송민 박사과정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16일자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Face Detection in Untrained Deep Neural Networks’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원천기술개발사업, KAIST 특이점교수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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