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휴대전화로도 가능

최근 대학가에 소액 기부 활성화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 한파의 영향으로 거액 기부자가 대폭 감소하자, 대학들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소액 기부를 집중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80% 이상의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을 선언, 재정 확충에 비상이 걸린 만큼 소액이라도 기부금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온라인·휴대전화로 편하게 기부하세요”

소액 기부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학들이 택한 방법은 ‘기부 절차 간소화’. 이에 따라 온라인·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기금을 유치하는 대학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건국대는 지난해 7월부터 온라인 소액 기부 운동 ‘KU나누미’를 실시하고 있다. ‘KU나누미’는 기부자가 사이버머니인 ‘우유병’을 구입, 원하는 발전 사업에 기부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 건국대는  ‘KU나누미’를 통해 마련한 기금의 일부로 지난달 30일 법학전문도서관에 도서를 기증했다. 

사이버머니 결제는 최소 1000원부터 가능하며 횟수 제한은 없다. 현재까지 562명이 ‘KU나누미’에 참여, 총 3600여 만원의 발전 기금을 출연했다.

오명 건국대 총장은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학교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 ‘KU나누미’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며 “대학발전기금 기부문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도 온라인을 통한 모금 운동 ‘E-Pro(2%)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Pro 캠페인은 기부자가 용돈·월급의 2%를 기부해 재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에 동참하는 운동이다.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화여대 대외협력처 홈페이지에서 최소 1만원부터 인터넷 결제할 수 있다.

중앙대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휴대전화를 이용한 소액 기부 운동 ‘천·만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 참여를 신청하면 매월 휴대전화 요금에서 최소 1000원씩 자동 기부된다.

윤형원 중앙대 발전협력팀 과장은 “‘천·만 기부 캠페인’을 통해 매달 평균 100만~150만원 정도의 기금이 모이고 있다”며 “1000원부터 기부할 수 있고 절차가 간단해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적은 액수라도 후배에겐 큰 힘”

동문 대상 소액 기부 운동을 벌이는 대학들도 많다. 연세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위기 극복 10만원 장학금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은 경제위기로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인 재학생들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연세대 동문·교직원들이 1인당 10만원씩 기부해 지난 2개월간 총 13억 5000여 만원에 이르는 장학 기금을 마련했다.

김동훈 연세대 대외협력처장은 “최근 돈이 없어 휴학을 결정하는 학생들이 급증했다”며 “돈 때문에 학교를 못 다니는 경우는 어떻게든 막아 보자는 취지에서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어 “동문·직원들의 참여가 뜨거워 목표 모금액을 최초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높였다”며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 경영대도 지난해 10월부터 동문들을 대상으로 ‘경영대학 발전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경희대 경영대 동문이라면 누구나 액수에 상관없이 발전기금을 기부할 수 있다. 현재까지 145명의 동문들이 참여, 총 6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마련했다.

경희대 경영대 한 관계자는 “학교·학과에 대한 동문들의 사랑이 모여 큰 결실을 맺었다”며 “모금 운동이 경영대 결속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현희 기자·김형 인턴기자 mhhph·craigger@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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