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주·포항 등 지자체 상황 맞는 ESG 협의체 구성
학령인구 감소 시대 지역 전체의 지속가능성 확보

충남대가 지난해 11월 SDGs기반 ESG 추진 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고 ESG 협력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사진= 충남대)
충남대가 지난해 11월 SDGs기반 ESG 추진 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고 ESG 협력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사진= 충남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바야흐로 ‘ESG(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 Governance) 시대’다. 기업에 국한됐던 ESG 담론이 화두가 되면서 대학은 물론 지자체와도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 전체의 상생을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2020~2021년의 ESG 온라인 담론을 비교하기 위해 매스미디어, SNS, 블로그 등의 빅데이터 약 440만 건을 분석한 결과 2020년 대비 2021년의 ESG 언급량이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기간 동안 ESG 관련 주요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미래’, ‘기술’, ‘투자’, ‘발전’, ‘국가’ 등이 상위에 꼽혔다.

ESG 경영이 대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면서 건국대, 건양대, 배재대 등 대학에서는 선제적으로 해당 위원회 등을 구성해 대학의 ESG 경영과 교육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제 ESG는 대학의 담장을 넘어 지자체와 결합하면서 그 영향력도 커지는 추세다.

17개 기관이 결합한 충남대 ESG 추진 협의체= 충남대는 지난해 11월 17개 지자체, 대학, 공공기관 협의체가 참여하는 ESG 추진 협의체를 출범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를 비롯한 지자체를 포함해 창업진흥원, 현대제출 등 공공기관과 산업계, 연구기관 등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기반 ESG 추진 협의체’를 구성해 대전·세종·충남권역 ESG기반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는데 뜻을 모았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지역혁신체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무엇보다 지역균형뉴딜 등 정부정책에 부합하는데다 지역가치사슬 구축에 ‘교육’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충남 지역은 지자체-대학협력 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 등의 지역인재육성사업과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협의체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ESG 분과별 협의체 활동과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올 하반기에는 전문성 개발을 위한 ESG 사회적 가치 아카데미를 개최할 계획이다.

향후 SDGs의 세부 영역에서 ESG와 연계한 통합교육, 정책연구, 사회공헌 활동 등을 이어가며 교육과 연구, 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역에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포항시가 지자체 최초 'ESG 도시'를 선포하면서 한동대는 교육 실행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사진= 포항시)
포항시가 지자체 최초 'ESG 도시'를 선포하면서 한동대는 교육 실행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사진= 포항시)

지자체 최초 ‘ESG 선포식’ 개최한 포항= 포항시는 지자체 최초 ‘ESG 도시’를 선포했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선제적인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지속 발전 가능한 세계시민도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SDGs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가 ESG와 세계시민이라고 보고 지자체와 기업, 시민이 함께 시민 의식 교육을 해나가야 된다는 결론에 따라 이 같은 협약을 맺고 한동대가 교육 실행의 주체로 나섰다.

한동대는 포항시와 UNAI KOREA 한국협의회 등 3개 기관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위해 지역 내 세계 최초 세계시민교육을 실행한다. 한동대는 대학 내 반기문 글로벌교육원과 김영길 그레이스스쿨에서 ‘전인적세계시민 교육’을 진행한다. 해당 과정은 올해 3월부터 포항시 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차츰 그 대상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교양강좌에서 벗어나 메타버스에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을 도입해 경험학습 커리큘럼을 구성했다는 게 한동대 측의 설명이다. 포항시는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한동대는 학내 교수자원을 활용해 세계 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나선다.

작은 단위의 지자체부터…전주시-6개 대학 협약= 전주시는 전주지역 6개 대학과 ESG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주시-대학 ESG 협약’을 맺었다. 전주시에 위치한 전북대, 전주대, 전주교육대, 예수대, 전주기전대, 전주비전대가 협약에 참여하고 있다. 6대 대학은 △친환경 캠퍼스 조성 △재능 나눔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대학 조성 △청렴하고 평등한 대학문화 조성 등을 ESG 공동실천사업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ESG 각 분야별 목표가 눈에 띈다. 친환경(E) 분야에서는 △천만그루 도시 조성 연계 캠퍼스 내 나무심기 △생활 속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 △쓰담 달리기 운동 등 대학생 주관 환경캠페인 △낙후지역 도시재생 사업 등이 논의됐다.

사회적 책임(S) 분야에서는 △교육 사각지대 학생에 대한 과외활동 등 교육 봉사 △대학생·대학 교직원 등을 위한 인권센터 운영 △대학생 농촌일손돕기 지원 사업 △대학생 동아리 재능 기부 △대학생 사랑의 헌혈 캠페인 운동 등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투명경영(G) 분야로는 △내부 자체감사 확립을 통한 청렴한 대학문화 조성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인식개선과 예방 교육 실시 △구성원 소통 네트워크 강화 △조교 공개채용제도 도입과 처우개선 등의 안건이 테이블에 올랐다.

대학과 지자체 손잡은 ESG 협력 그 배경에는= 대학과 지자체가 ESG 경영에 협력하는 배경에는 ‘상생’의 의도가 크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대학과 기관이 사회적 책임의 주체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지역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SG의 목표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만큼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으로 전체 지역의 지속가능성도 제고할 수 있다.

김경철 전주대 기획처 계장은 “ESG라는 용어가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는 차원에서 만들어진만큼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 일어나는 지역에서 대학 역시 지속가능성을 찾기 위해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면서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SG 활동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미 하고 있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개선해 지난해 12월 산학협력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면서 ESG 가치 향상이라는 전략과제를 만들고 산학협력 리빙랩 등에 적용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대 역시 ESG 추진 협의체를 출범하면서 “지역혁신역량 확보를 위해 대학,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연계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협력과 상생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한동대는 학령인구 감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한동대와 포항시, UNAI가 가진 자산을 결합해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손성찬 UNAI 사무국장 겸 반기문글로벌연구원 사무국장은 “기존에 한동대가 가진 가산, 포항시가 가진 자산, UNAI가 가진 자산을 합쳐 포항시에서 ESG 창업이 일어나 청년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다양한 기대효과도 생길 수 있다”면서 “3개 기관이 노력을 실행해 롤모델 도시가 되면 젊은 인구, 양질의 인구가 유입될 수 있고 이는 도시의 부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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