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선 우크라이나 유학생과 한국 대학생들 연대 “국제사회 지지” 호소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SNS 통해 여론 확산 운동 “전쟁 중단” 촉구

지난달 28일 전쟁없는세상 등 392개 시민단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 전쟁없는세상)
지난달 28일 전쟁없는세상 등 392개 시민단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 전쟁없는세상)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서도 연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비무장화’를 주장하면서 침략을 공식화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프랑스가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미국과 독일 간 정상회담도 열렸지만 러시아의 침공은 막지 못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군사시설을 파괴시켰다. 우크라이나가 밝힌 민간인 사망자 수는 수백 명에 달하며, 부상자도 수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일째 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인 데 이어 지난 1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UN(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SNS를 통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며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이에 국내 시민단체와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대학생·유학생·시민사회 모인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 물결 = 지난 1일 제주도에서는 제주대에 재학 중인 우크라이나 유학생 등을 주도로 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평화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제주시청 인근에서 ‘전쟁 반대’, ‘러시아 즉각 철군’ 등 피켓을 들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 집회에는 제주대에 재학 중인 한국 대학생들도 함께해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해당 시위를 주도한 우크라이나 유학생 라츤스카 카테리나 씨는 “인터넷이 잘 되지 않아 자주 연락도 하지 못 한다”면서 “어머니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호소문에서도 “군대와 국민을 믿지만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는 392개 시민단체가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을 촉구했다.

392개 시민단체에는 고려대 교지 고대문화편집위원회, 고려대 여학생위원회, 고려대 정치경제학연구회, 대전대학생네트워크, 대학생기후행동 이화여대지부, 동국대 정치경제학연구학회, 동덕여대 중앙여성학 동아리 WTF, 서강대 여성학과,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비대위 등 여러 대학 단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참석자들은 “전쟁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라면서 “러시아 침공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선제공격이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나토, UN 등 관련 정부와 기구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 역시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외교적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학생들이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인스타그램)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학생들이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인스타그램)

■ 국내 유일 ‘우크라이나어과’ 있는 한국외대에서도 지지 목소리 = 한국외대는 굵직한 외부 사태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대학 중 하나다.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외대 대학생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 발표한 ‘판문점선언’을 5개 국가 언어로 번역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미얀마 쿠데타 당시에는 한국외대 교수들이 29개 언어로 미얀마 민주화지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학생회는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학생회는 “해당 릴레이 목표는 러시아 침공에 반대하고 현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라면서 우크라이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지를 동참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어과 학생들은 세계실크로드대학생연합 한국외대 지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촉구문’ 번역에도 참여했다.

세계실크로드대학생연합 한국외대 지부와 우크라이나어과 학생들은 촉구문을 통해 UN, 미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도자에게 전쟁 중단을 요청했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 갈등은 단순한 양국 간 갈등에서 벗어나 다수의 국가가 얽힌 전 세계적인 갈등”이라면서 “여전히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고 이는 지성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사용 중지 △인류의 전쟁 비극 반복 중단을 위한 노력 △갈등과 관련된 유엔 회원국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적극 참여 등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어과 학생들은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거나 모금운동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도움이 될만한 계획들도 준비하고 있다.

홍석우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학과장은 “국내 유일한 우크라이나 학과로서 학생들이 민간외교를 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뒤에 가려져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민주주의 수호, 주권, 영토보존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석우 학과장은 “당장 우리나라 상황이나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힘이 될 수 있다”면서 “요즘은 온라인으로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온라인 확산을 통해 물결을 일으키면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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