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자율 관장 능력에 한계 노출...여론 재판에 공 넘긴 셈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하 대교협)가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과 관련해 26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고교등급제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대교협은 사회 일각에서 제기된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들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못한 데다 고려대가 스스로 해명할 것을 권고, 고려대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과 동시에 입시업무 총괄기구로서의 한계를 보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병두 대교협 회장은 "고교등급제는 개인의 능력차가 아니라 학생이 속한 고교의 특성이나 소재지를 일률적으로 성적에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고려대는 출신고교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성적을 차등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등급제를 한 것도, 특목고 우대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손 회장은 "고려대의 소명자료를 보면 특목고 내신 1~2등급이 불합격하고 일반고 내신 4~5등급이 합격한 경우도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직접 자세한 사항을 발표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고려대에 권고해 고려대가 오늘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려대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등급제 시행 여부, 특목고 우대 여부 등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유감을 표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교협의 최종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적용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교협이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에 대해 대교협 차원에서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한 채 고려대에 공을 돌려, 대교협 스스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교육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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