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혁신과 인적자원 개발로 경기 북부지역 거점 대학 입지 다질 것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원장 시절 인정받은 경영·행정 능력, 총장까지 이어지다
지역사회 및 지역기업과 협약 맺고 가구와 신재생에너지 분야 산학협력 추진
의대 확충 넘어 경기 북부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과 의료 인력 보완 위해 노력
“Let’s DJ” “학생이 행복한 대학” “학생 성공 토대를 구축한 총장 기억 되고파”

임영문 총장은 코로나19 속에서도 학생 성공의 토대를 마련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대진대 )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경기 북부 지역 대학의 중심을 논할 때 대진대학교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성실·경건·신념의 정신으로 1992년 개교한 이래 상징 동물인 소처럼 우직하고 굳건하게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기 때문이다.

현재 대진대의 창조적 변화를 이끄는 리더는 임영문 총장이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원장을 맡아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여줬던 임 총장은 대학에서도 탁월한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그가 대진대로부터 총장 제의를 받은 것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대학의 혁신을 도모할 최적의 적임자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2020년 7월 취임한 이후 대진대만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임 총장은 자신을 ‘마스크 쓰고 취임식 했던 사람’이라고 웃으며 소개했다.

의대 유치, 학과 개편, 중도탈락율 개선 등 대학이 마주한 산적한 문제 앞에서 임 총장은 ‘학생 성공’이 선행돼야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을 강조했다.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임 총장을 지난 26일 총장실에서 만나봤다. 

- 대진대가 개교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지속 가능한 대학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나.
“그동안 대진대는 ‘최고의 지성과 인격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건학 정신과 △성실 △경건 △신념이라는 교육목적을 통해 인의를 갖춘 학생을 배출해왔다. 급격한 사회적 변화로 찾아온 위기 속에서 구성원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힘이 되고 보탬이 되고자 낮은 자세로 업무에 임했다. ‘해원상생(解寃相生)’의 정신을 통해 학교의 발전을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설정하는 등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 총장 취임 이후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그간 대진대의 어떤 부분을 점검했는지 궁금하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진대는 경기 북부 지역의 거점대학으로서 대외적인 신뢰도가 상당했다. 하지만 총장으로 부임했으나 그동안 대진대가 내세울 수 있는 특색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코로나19로 대학가에서는 위기감을 더욱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진대는 재정적인 지원이 충분히 이뤄져 별다른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고 힘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대진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키워드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준비해왔다.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학교 구성원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한 것도 이러한 부분이다. 대진대를 얘기하면 떠오를 수 있는 키워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오는 7월까지 대학 내 행정 조직의 간소화를 포함한 학과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 자생력과 재정 자립화를 위한 도전인 만큼 이사회와 학교가 한마음·한뜻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대진대가 2012년에 9개 학과·학부 통폐합 관련 잡음이 있었던 만큼 학과 구조조정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학과 구조조정의 경우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부분을 손보면 학생들과 교수들의 혼란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과 경쟁력을 점진적으로 높이기 위해 학과별로 3년 동안 입시 충원율과 학과 교수들의 연구 실적 등 총 6개 세부 항목을 둬 판단한다. 또한 재학생 중도탈락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학과나 교수들에게는 학과별 평가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신중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 총장 이전 경기대진테크노파크의 원장을 맡았던 경험이 대진대 총장까지 이어진 듯하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는 △지역산업 전략 및 정책 기획 △강소기술기업 육성 △유관기관 교류협력 강화를 통해 지역 및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지역산업 육성의 거점이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이하 테크노파크)는 전국 18개 테크노파크 중 서울과 포항을 포함해 민간 기업이나 학교에서 주도하는 민간주도형 테크노파크 3곳 중 한 곳이다. 앞에 대진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은 대진대의 재정적 지원이 상당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으로 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왔을 때 △가구 △유기농 △전통식품 △신재생에너지 등에 특화돼 있는 것에 주목해 관련 분야의 산업 발전과 산학연계를 추진해왔다. 모두가 힘써 준 결과 10여 년간 기관평가 C등급이던 경기대진테크노파크를 A등급으로 높일 수 있었다. 34억 원에 불과하던 사업예산을 1650억 원까지 늘릴 수 있었다. 테크노파크에서의 노력 덕분인지 3년 임기가 원칙이었지만 연임에 성공하게 돼 2020년까지 원장을 맡게 됐다. 임기가 마무리될 때쯤 대진대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동안 테크노파크 운영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총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처음에는 대학 운영이라는 새로운 분야라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학교를 봐왔던 만큼 대진대의 가치에 주목했고,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도전 의식이 커 기꺼이 수락하게 됐다. 공공 테크노파크의 경우 도지사나 광역 시장들이 이사장을 맡고 있지만 경기대진테크노파크의 경우에는 대진대 총장들이 지금까지 이사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지역 산업 발전과 더불어 대진대와의 연계성을 찾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 대진대가 지역사회에 함께하는 부분이 있다면.
“대진대가 위치한 경기 북부와 포천시는 가구와 섬유 산업 단지가 있어 해당 분야의 산업이 활성화 돼 있다. 앞서 언급한 테크노파크가 위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전의 대진대는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이 얕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제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테크노파크 원장의 경험을 살려 관련 산업을 주도하는 지역 굴지의 기업들과 MOU를 체결해 연계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IT, 블루투스 기술 등과 융합한 ‘기술 융합’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해당 교육과정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공기 오염, 토지 오염, 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실제로 우리 대학의 환경공학과와 에너지공학과 교수들이 지역 내의 환경 문제 이슈나 사업 등에 관여하고 참여한다. 양주시와 협약을 체결해 탄소 중립이라는 뜻의 ‘Net Zero’에 적극 협력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설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총장 임기 시작부터 평생교육 활성화와 학과 특성화를 위해 경기 북부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의정부에 별도의 캠퍼스를 만들어 대학 발전의 전진기지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아직 법인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 얼마 전 ‘LINC 3.0’ 사업 결과가 발표됐다. 
“대진대가 얼마 전 발표한 ‘LINC 3.0’ 사업을 위해 특별 TF까지 꾸려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되지 않았다. 그동안 준비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했기에 선정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낙담하지 않고 탈락 이유를 내부적으로 분석해 학교와 학과의 경쟁력을 높여 2~3년 이내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 대진대가 ‘이것만큼은 잘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을 꼽으라면.
“많은 것이 있겠지만 특히 디자인 계열 학과와 간호학과가 두드러진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디자인 분야의 경우 대진대 출신 졸업생들이 관련 기업과 산업 인력으로 많이 포진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간호학과의 경우 재단에서 운영하는 분당제생병원을 비롯해 2024년 개원 예정인 고성과 동두천 병원도 있기에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가지만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은 단 3곳에 불과하다. 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한 의대 확충을 넘어 경기 북부에서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과 의료 인력 보완을 위해 포천시와 손을 잡고 의대 설립을 목표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의대 유치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의대 신설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돌파구가 필요해 보인다.
“2020년 7월에 정부에서 의과대학 신설 및 증원을 발표했지만 의협을 비롯한 많은 반대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낙담하지 않고 카이스트나 부경대가 제안한 ‘의과학자’의 육성에 주목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그동안 대진대는 △교육 △사회복지 △구호 자선 등을 위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많은 공헌을 해왔다. 그러기에 앞서말한 의료 서비스 확충과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의대 설립은 지역사회와 함께하고자 하는 대진대의 최종 목표라는 생각이 든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새 정부와의 대화를 이어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에 위기가 닥쳤다는 목소리가 높다. 총장이 갖고 있는 복안은.
“총장 취임식 당시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던 것이 얼마 전인 듯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분야도 도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끔 유도하고자 했다. 학교의 캐치프라이즈인 “Let’s DJ”처럼 학생이 즐겁게 다닐 수 있는 대학을 위해 복수 전공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했다. 다행히 코로나19로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등 방역정책이 완화되면서 비대면 수업도 서서히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캠퍼스를 위해 앞서 말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더욱 늘리고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코로나19로 높아진 중도탈락율 해소를 위해 처장들과 최선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회의에서 학생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는 교수진들이 열정을 가지고 위기 속에서 힘내야 한다고 항상 말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그렇기에 혁신적인 생각을 갖고 학교를 바꿀 수 있는 교수 충원에 힘쓰고 있다. 우수한 자원을 확보해 학생들과의 소통이 이뤄지면 달라질 것이다. 학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대진대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대학의 가장 큰 목표는 학생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대진대도 마찬가지다. 아예 ‘학생성공처’를 따로 둬 단순 고등교육 기관이 아닌 학생을 성공시키고자 여러 단계를 밟도록 안내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 비교과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 외에도 다른 대학의 우수한 사례들을 분석·취합해 대진대만의 독자적인 ‘학생 성공’ 커리큘럼을 만들고 싶다. ‘학생 성공’이 곧 ‘학생 행복’인 시대 속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제 임기는 코로나19와 함께하고 있다. 대학의 위기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진대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대진대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대학이 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나중에 저를 생각할 때 대진대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기틀을 다진 사람으로 말이다.”

임영문 대진대 총장이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오른쪽)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진대)
임영문 대진대 총장이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오른쪽)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진대)

■ 임영문 총장은…
연세대 이학사와 이학석사를, 미국 텍사스대 알링턴(University of Texas at Arlington)에서 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7년부터 강릉원주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시작해 강릉원주대 정보전산원장, 산학협력단장을 거쳐 2014년 경기대진테크노파크원장을 지낸 뒤 2020년 대진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보통신분과 자문위원, 산업통상자원부 혁신평가위원, 조달청 공공기관 설계 평가 심의위원, 중소기업청 과제평가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대담 = 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 = 김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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