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년제 사립대 간 첫 통합, 대한민국 대학 역사상 유례없는 자발적 통합 사례로
‘5년 내 국내 10대 대학, 10년 내 글로벌 100대 대학 도약’ 비전, ‘학생성공시대’ 추진
신성장 분야 특성화 글로벌캠퍼스-의생명 특성화 메디컬캠퍼스 체제로 교육·연구 역량 강화
첨단분야 학과 신설해 신산업 변화 대응, 내년부터 배터리공학과 신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운영
국내 최초 ‘자율선택제’로 우수교원 확보…전임교원 1인당 논문환산 편수 사립대 8위 등 연구력 상승
정부 주요 재정지원사업 연속 선정, 성과평가도 최우수 등급, 교외 연구비 913억 원 기록
가천관, 의과대학, AI공학관, 제3학생생활관 준공, 하와이엔 기숙형 어학센터 설립 등 인프라 투자 지속

3일 열린 가천대 통합 10주년 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에서 인사하고 있는 이길여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3일 열린 가천대 통합 10주년 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에서 인사하고 있는 이길여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가 올해로 통합 10주년을 맞았다. 2012년 경원대와 통합하며 4년제 사립대 간 첫 통합이라는 역사를 쓴 가천대는 통합 이후 교육과 연구 역량을 높이며 정부 재정지원평가에서도 우수한 점수를 받는 등 사립대 간 성공 통합사례라는 또 다른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5년 내 국내 10대 대학, 10년 내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의 깃발도 새로이 올렸다.

구체적으로는 2006년 가천의대와 가천길대학, 2007년 경원대와 경원전문대가 먼저 통합했다. 이후 2012년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가 통합해 현재의 가천대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는 국내에서 4년제 사립대가 통합한 첫 사례였다. 사실상 4개 대학이 통합 출범한 것이다.

두 대학이 통합해 가천대가 출범하면서 고등교육계에는 새 바람이 불었다. 통합 이후 10년 동안 가천대는 교원 확보율, 연구비, 취업률 등 대학 평가의 주요 지표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면서 교육과 연구 분야 역량을 강화했다.

■ 통합으로 특성화 효과 높여…첨단 분야 학과 신설로 산업 트렌드 대응 = 가천대는 글로벌캠퍼스(성남), 메디컬캠퍼스(인천)에 14개 단과대학 66개 학과(전공)를 두고 있다. 학생 2만1928명(대학원생 포함)이 재학 중이다. 통합 전인 2012년에 비해 학생 수가 2092명 늘었다.

특히 가천대는 대학 통합과 특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캠퍼스 이원화와 동시에 두 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하고 체계적으로 캠퍼스를 구축한 것이다. 글로벌캠퍼스는 인공지능, 반도체, IT융합, 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 교육 특성화를 추진했다. 메디컬캠퍼스는 의대, 약대, 뇌과학연구원, 암당뇨연구원을 중심으로 의료, 생명분야 특성화를 추진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 덕분에 가천대는 통합을 단순히 몸집 불리기가 아닌, 대학 특성화 전략 실현으로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가천대는 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 분야 첨단 학과를 신설할 수 있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학부에 입학정원 150명의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2021년에도 차세대반도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보안, 스마트시티융합학과를 신설했다. 4개 학과는 반도체산업 첨단화, 로봇 기반 공장자동화, 사이버 보안 산업 확장, 스마트시티 인프라 확대 등 미래산업의 혁신과 성장에 맞춰 실무중심 교육으로 현장성을 높이고 있다.

2023학년도부터는 입학정원 50명의 배터리공학과를 신설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배터리공학은 미래전기차, 에너지신산업, 항공, 드론과 같은 차세대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이지만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신산업추세에 맞춰 미래 핵심기술인 전기차 배터리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신산업분야 학과신설로 유명기업들의 협력제안도 이어져 기업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 로드맵을 만들어가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한 입학정원 200명 규모의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도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첨단의료기기학과, 게임·영상학과, 반도체·디스플레이학과, 미래자동차학과 등 4개 학과로 모두 소프트웨어와 코딩, R&D프로젝트 등 기업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 논문 환산 편수 사립대 8위…통합 이후 연구 실적 향상 = 우수 교원 673명 선발, 논문 환산 편수 사립대 8위라는 기록 역시 통합 이후 이뤄낸 일이다.

가천대는 통합 이후 10년간 총 673명의 전임 교원을 임용했다. 통합 첫해에는 이길여 총장이 직접 우수 교수 초빙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등지를 돌며 교수 특별초빙을 위한 현지설명회를 진행했을 정도로 가천대는 그간 인재초빙에 특별한 공을 들였다.

2021년에는 교수초빙을 진행하면서 ‘자율선택제’를 국내 대학 중 처음 도입해 화제가 됐다. 빼어난 연구실적과 경력을 갖추고 있다면 전공 불문하고 채용해, 관련학과 혹은 신설학과에서 강단에 설 자격을 주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아무리 우수한 역량을 갖춘 학자라도 대학에서 원하는 학과와 전공에 맞지 않으면 지원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대학의 교수 임용 과정의 한계였다면 가천대는 그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우수 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 덕분에 가천대의 교육과 연구의 질은 크게 향상됐다. 2021년 대학정보공시 국제저명학술지(SCI급/SCOPUS) 실적(캠퍼스 합산 기준)에서 가천대는 전임교원 1인당 논문환산 편수 0.6792를 기록, 국내 158개 사립대학 중 8위에 올랐다. 이는 통합대학 출범 다음해인 2013년 사립대 37위(전체56위)에서 29계단 상승한 것이다. 환산 편수도 전체 사립대학 중 10위를 기록했다.

연구비도 크게 확대했다. 2021년 교외 연구비는 91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교외연구비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결과 가천대는 2021년 10월 ‘선천면역 매개 만성염증질환 연구센터(CidMRC)’와 ‘바이오(Cell to In-vivo)이미징 핵심연구지원센터’를 열면서 기초과학 연구역량 지원사업으로 추진되는 전국 32개 대학 52개 연구지원센터 중 3개의 핵심연구센터를 보유한 기초과학 연구 거점대학이 됐다. 이 사업은 각 대학에 흩어져 있는 연구 장비를 분야별로 지정된 ‘핵심연구지원센터’에 모아 전담인력이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 정부 주요 재정지원사업에서 역량 인정받아 = 통합을 발판으로 캠퍼스 특성화와 산업 트렌드에 대응하는 학과 신설, 연구 역량 강화를 이뤄낸 가천대의 성과는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 선정으로 이어졌다. 재정 여력을 확보하며 가천대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한국 대학 전체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10년간 가장 급성장한 대학’으로 손꼽힐 수 있었다.

가천대는 2002년 국내 최초로 소프트웨어 단과대학을 운영하고, 2015년에 이어 작년 과기부 주관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 사업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연속 선정됐다. AI 등 신기술교육 강화와 계열별·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해온 결과다. 1단계 사업에 이어 2단계 사업까지 연속 선정된 대학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가천대와 성균관대뿐이었다.

또한 2021년 5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반도체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의 주관기관으로도 선정됐다. 같은 해 차세대반도체학과를 신설한 데 이은 쾌거였다.

정부 재정지원 사업을 운영한 뒤 이뤄진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가천대는 △2021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1유형) A등급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 성과 평가 최우수 △대학특성화사업 종합평가 대학부문 경기인천권역 1위 등을 기록했다.

■ 학생 중심 가천대…교육 환경 개선 혁신 = 가천대는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와 교육 공간을 개설하며 교육 여건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가천대는 통합 이후 가천관, 의과대학을 준공한 데 이어 2022년 AI공학관과 제3학생생활관을 준공하는 등 캠퍼스를 첨단화하고 커뮤니티공간을 확대하는 등 학업과 토론, 휴식이 모두 가능한 멀티캠퍼스로 변신했다.

특히 제3학생생활관은 총 720명 수용규모로, 가천대는 현재 사용 중인 제1생활관 636명, 제2생활관 984명을 합쳐 총 2340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나 만나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고, 과제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행 겸 휴식 공간인 ‘아르테크네 스페이스’ 18개소를 조성했다. 학생들은 이곳에 설치된 모니터를 활용해 팀 프로젝트, 학생 간 튜터링, 개인학습, 휴식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캠퍼스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다.

통합과 함께 미국 하와이에 2012년 개관한 기숙형 어학센터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는 현지 어학연수와 문화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2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이곳에서 열린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 했다. 지상 3층 규모로 최대 6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방 32개와 라운지, 야외수영장, PC LAB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바운드 국제화로 학부 1928명을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도 총 2961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 새 비전 ‘2027 TOP 10, Global TOP 100’ 선포 = 통합 10주년을 기념해 가천대는 앞으로의 새 비전인 ‘2027 TOP 10, Global TOP 100’을 선포했다.

가천대는 3일 통합 10주년을 맞아 비전타워 스타덤광장 특설무대에서 통합 10주년 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가천대의 새 비전은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성공하는 ‘성공플랫폼’을 구축해 5년 내 국내 10대 대학, 10년 내 글로벌 100대 대학에 진입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가천대는 급변하는 첨단산업 분야의 고급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첨단학과를 신설하고 계약학과를 확대할 방침이다. 동시에 교육방법의 혁신을 강화하고 기업을 학내로 이식해 산업과 대학과 학생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창업중심교육을 강화해 ‘학생성공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가천대는 4일까지 대학 비전타워 스타덤광장 등에서 통합 10주년 기념 지역주민 초청 오페라 ‘마술피리’공연, 대학혁신 성과전시회, 메타버스 취업박람회,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축제, ‘이웃사랑, 학교사랑’ 바자회, 한마음페스티벌, 북페스티벌 등 통합 10주년 행사를 다채롭게 열었다.

또한 3일과 4일 메타버스에서 구현된 가상 가천대 캠퍼스에서 동시에 박람회도 개최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현직자 선배와 만나 직무멘토링을 받고,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유명 기업의 인사담당자의 채용특강을 들을 수 있었다. 이길여 총장의 아바타와 함께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