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총장에 재임됐을 때는 만기 전역을 앞둔 사병이 전역 연기 통보를 받았을 때와 같은 착잡한 기분이었습니다”지난 95년 6월 4대 동의대 총장에 취임한 뒤 99년 다시 5대 총장으로 연임됐을 때“부담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다”고 회고하는 박근우 동의대 총장은 그러나“남은 임기동안 재학생에게는 자부심을 느끼는 대학, 수험생에게는 가고싶은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4·19, 5·16 등 고난과 격동의 세월을 보낸 세대가 그러하듯 박 총장 또한 근면과 검소,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인터뷰 장소인 회의실에 들어설 때 스위치를 일부만 켠 것이나 인터뷰가 끝나자 어김없이 스위치를 끄는 박 총장은“교수나 학생이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전기나 물, 돈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며“학교의 재산을 소중히 하는 것도 대학 발전의 초석이란 것을 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총장에 재임됐을 때와 지금의 느낌은 어떤지.

“나이도 적지 않은 데다 총장 4년동안 정신없이 달려와서 쉬고 싶었는데 재임돼서 부담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임됐을 당시나 지금은 동의대의 발전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 6년여 동안의 총장업무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남은 임기동안 가장 역점을 둘 부분은.

“95년부터 98년까지는 대학종합평가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바빴고, 경쟁력있는 대학으로 육성하는데 주력해 왔다. 지금껏 그래왔듯 남은 임기동안 역시 동의대를 믿고 입학한 학생들이 진학이나 취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막연히 가르치고 평가하는 소극적 차원이 물론 아니다. 그것이 학생들에 대한 대학의 역할이자 예의이다. 이럴 경우 대입 수험생들이‘스스로 찾는’대학이 될 것이다”

-. 단순히 가르치고 평가하는 대학을 지양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대학이 학생들에게 지식만을 전수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국제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인격함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하나 예를 든다면 올해부터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대학생활의 길잡이’라는 과목을 개설,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대학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이 교과는 기존의 형식적인 지도교수제와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며 한 학기에 8시간씩 두 학기 동안 진행된다. 전공부터 대학생활설계, 직업, 인간관계, 시사쟁점 등 주제의 성역이 없이 교수, 학생간에 터놓고 토론을 벌이는데 물론 교과서는 없다. 학생들이 교수와의 인간적인 대화를 갈구하는 점을 감안, 개설했는데 앞으로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전 학년으로 확대시킬 방침이다”

-. 최근 수년사이 동의대가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배경과 구체적인 사례는 무엇을 들 수 있나.

“대학이 위기인 시대이다. 많은 대학들이 2003년부터 대학 모집인원 대비 수험생 수가 줄 것을 대비해 축소 혹은 긴축경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동의대는 오히려 공격적 경영을 통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복지사회와 직업의 전문화, 다기화 등에 따른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2000학년도에 금융보험학, 인터넷비즈니스학, 호텔·외식경영학, 소프트웨어공학, 컴퓨터음악전공 등 5개 전공을 신설한데 이어 2001학년에는 문예창작학, 평생교육학, 경찰학, 재무학, 레저스포츠학 등 5개 전공을 새로 만들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근 5년간 1백50여명의 교수를 채용한데 이어 올해에는 35명의 교수를 초빙한 것도 좋은 사례이다. 또 올해부터는 교수, 직원, 학생 등 고교 동문들로만 꾸려진 홍보팀들이 출신고교를 방문하는 등 공격적인 홍보활동도 펼칠 것이다”

-. 많은 대학들이 학생중심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동의대의 경우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환경은 무엇을 들 수 있나.

“모든 학내 시스템은 학생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어회화 과목과 전산정보과목의 필수화, 학부제, 복수 및 부전공제의 활성화, 정보화시대를 앞서는 초고속 LAN망, 도서관의 정보화 등 내실을 기하는 환경은 실력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것이다”

-. 대학도 무한경쟁시대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성화가 중요한데.

“동의대는 이미 4대 특성화 정책으로 나아갈 바를 명확히 하고 있는데 국제적 수준의 한의학 분야 육성, 첨단 정보화시대에 대처하는 정보통신, 효율적인 산학협력, 항도 부산에 기여하는 관광산업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 분야만큼은 교육과 시설 면에서 다른 대학에 뒤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육성, 발전시킬 것이다”

-. 21세기 동의대 비전은 어떻게 보는가.

“내실화와 공격적인 경영으로 14개 부산지역 4년제 대학 중 상위에 랭크되면서 명실상부한 사학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장캠퍼스 계획추진, 의과대 신설을 통한 동서의학의 심도있는 연구 등도 더불어 추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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