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제작 ‘원자힘 현미경’ 통해…세계 저널 게재

안상민 교수
안상민 교수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의자를 끌 때 “드르륵”하는 소리나 공작기계에서 “덜덜덜”하는 등의 현상은 ‘마찰력’ 증가에 의한 ‘스틱-슬립 현상’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현상이 물 분자의 개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물 나노 크기의 물인 ‘나노스케일 물’에 의한 나노 표면 마찰력 증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북대학교(총장 김동원) 안상민 자연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입증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흔하게 접하면서 유용한 힘인 마찰력의 원리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연현상에 많이 존재하는 ‘나노스케일 물’에 의해서도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분야 세계적 저널인 <Nano Research (IF = 8.897)>에 5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Capillary grip-induced stick-slip motion’이다. 서울대 제원호 교수, 충북대 이만희 교수, 삼성종합기술원 김봉수 박사가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마찰력의 근원은 눌리는 힘에 의해 접촉된 부분이 순간적으로 붙는 ‘냉용접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렇게 붙여진 상태를 떼어 내기 위해서 어느 이상의 힘(정지마찰력)을 가해야만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움직이면서도 계속 마찰력(운동마찰력)을 느끼면서 진행하게 되고 붙여지는 영역이 많아지는 지점을 만나면 또 멈춘다. 이러한 현상을 스틱-슬립(Stick-Slip)이라고 한다.

이러한 슬립-스틱 현상은 그동안 두 표면 간의 접촉되는 부분의 정지마찰력과 운동마찰력의 반복 작용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접촉되는 작은 영역 사이에 끼인 나노스케일 물이 두 표면을 수직으로 당겨주는 힘에 의한 마찰력 증가 현상과 함께 나노스케일 물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보이지 않았던 슬립-스틱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자체 제작한 ‘원자힘 현미경’이 활용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안 교수는 “나노스케일 물질에 관한 과학적, 산업적 관심이 급격히 커져가고 있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며 “물질의 근원적 특성의 기본이 되는 마찰력에 관한 미시관점에서의 심도 깊은 이해는 현재의 과학과 기술의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을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리더자연구자사업, 창의도전연구자사업‧생애첫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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