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현승일씨 후임으로 거론하며 총장 후보사퇴 권유"

이태일 경기대 총장<사진>이 교과부 관계자로부터 총장후보 사퇴압박을 받았다고 주장,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총장은 3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교과부 엄상현 학술연구정책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에 따르면 엄실장과의 만남은 두차례 있었다.

지난 10일 만난 자리에선 "엄실장이 (경기대 차기총장)으로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을 모시려 한다"고 말했다는 것. 이어 이 총장은 "17일에도 경기대 총장을 연임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얘길 들었다"며 "이에 대학자율화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철학과도 맞지 않다. 정부나 대통령을 위한 일도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엄상현 실장은 "경기대 총장을 만난 건 사실이지만 대학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했을 뿐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학내에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7일 경기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가 1차 심사과정에서 이 총장이 탈락한 이유가 이와 관련돼 있지 않느냐는 것. 경기대 관계자는 "총추위원들에게도 (이 총장을 탈락시키기 위한) 압박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5년 4월 취임한 이 총장은 재임기간 중 100억원에 달하는 학교 부채를 상환한 ‘살림꾼’으로 평가받았다. 때문에 이번 총장 인선과정에서는 교수들의 지지를 받은 직선 후보와 이태일 현 총장이 경쟁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경기대 총추위는 1차 심사에서 13명(교내 9명, 교외 4명)의 후보자를 6명으로 압축한 바 있다. △법인이사(3) △교수대표(4) △직원대표(2) △학생대표(2) △동문대표(2)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는 총추위는 다음달 3일 3명의 후보자를 추려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총추위의 1차 심사를 통과한 6명 중엔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 외에도 임창렬 전 경기도지사,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대 내부 인사로는 최호준(행정학)·이재은(경제학)·이우리(응용정보통계) 교수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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