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대입수능을 이틀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응시자 중 이른바 대학생 재수생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전국의 유명 입시학원에 따르면 대학재학 중 휴학을 하거나 합격하고도 등록을 하지 않고 수능에 응시하는 재수생이 지난해에 비해 20~30% 급증했다는 것.

이에 따라 올해의 전체 재수생 중 대학생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육박하는 것 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구 I학원의 경우 전체 학원생 3천여명 가운데 대학생 재수생은 8백여명으로 지난해 6백 여명에 비해 30% 정도 늘었으며 서울 J학원도 전체 학원생 2천여명 중 대학생 재수생은 5 백여명으로 지난해 4백여명에 비해 25% 가량 증가했다.

또 서울 D학원은 전체 학원생 4천5백여명 중 대학생 재수생이 지난해보다 1백여명 늘어 나 1천여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부산 B대학도 전체 학원생 3천여명 중 대학생 재수생은 지난해보다 1백여명이 증가한 7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대학생 재수생이 급증한 이유는 현행 대입제도가 특차, 정시, 수시모집으로 나뉘어 져 복수지원을 할 수 있는 데다 대학정원이 증가해 대학 가기가 예년보다 쉬워졌기 때문으 로 분석되고 있다.

또 수능이 과거 학력고사와 다르게 암기식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시험 준비하기가 쉬워졌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언어영역, 외국어영역, 사회탐구영역의경우는 오히려 대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밖에 수능이 지난해와 달리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점도 대학생 재수생이 증가한 요인으 로 꼽히고 있다. 지나치게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 원하지 않았던 대학이나 학과에 들어간 학생들이 올해 수능에 대거 재도전하고 있다는 것.

한 입시전문가는 "취업난이 가중됨에 따라 대학생들이 보다 좋은 학교나 학과에 가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대학생 재수생의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밝혔다.

한편 대성학원 평가관리실장 이영덕씨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기 보다는 점수에 맞춰 진학하기 때문에 대학에 적을 두고도 재수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가 올바로 이뤄져야만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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