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군사정권 때의 공안기관원을 뺨치고 있다"

덕성여대에서 이 대학 사태를 다룬 북한「로동신문」기사 복사본이 나돌자 대학가에서 나 돌고 있는 말이다. '어용리사들의 해임을 요구하며 철야롱성', '어용리사장 퇴임요구' 등의 기 사가 실린 지난달 15일과 18일자「로동신문」복사본 배포에 교수들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우선 눈에 띄는 사람은 전 성균관대 정외과 이모 교수.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문제의 「로동신문」기사를 덕성여대 박원국 전 이사장에게 팩스로 전달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문제 전문가. 그가 어떤 이유에서 기사를 건네줬는지는 아직 확 인되지 않았지만「로동신문」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북한전문 학자가 연구 목적 외로 이를타인에게 넘겨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씨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람은 덕성여대 모 여교수. 이 교수는 지난 7일 교내 의 한 연구실에서「로동신문」기사를 대량으로 복사하다 덕성여대 교수협의회측에 꼬리가 잡혔다. 무비카메라에 의해 현장이 잡히자 이 교수는 "왜 내 자유를 침해하느냐. 국가보안법 에 위배되든 말든 상관말라. 고발하려면 하라"고 오히려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덕성여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박원국 전 이사장과 권순경 총장 대행을 국가보안법 위반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서울지검 북부지청에 고소했다. 이들이 덕성여대 사태 관련「로동신문」기사 복사본을 고의로 교내에 유포, 선량한 학생과 교수들을 북한에 동조하는 것으로 일반인들에게 인식시키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수협의회 등은 이들을 조사하면 전 성균관대 이모 교수와 덕성여대 모 여교수의 혐의도 드러나 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수협의회 박병완 교수는 "우리가 먼저「로동신문」기사 복사본을 발견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뜻있는 교수들과 학생들이 불순세력으로 몰릴 뻔했다"며 "일부 교수들이 우 리 사회에 뿌리 깊은 레드 콤플렉스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재단측 앞잡이노릇을 한 걸 생각하면 서글퍼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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