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에 자리한 중원대가 개교한 지 어느덧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대지 49만 5870㎡ 위에 세워진 대규모 캠퍼스, 전폭적 학생 지원 등으로 중원대는 개교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대다수 지방대들이 재정·학생 부족 등으로 의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중원대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 이에 대해 홍기형 총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환경·프로그램으로 중원대만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홍기형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를 들어봤다.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올해 230명 정도의 학생이 입학했다. 학교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수능 3등급 이상’으로 지원자격에 제한을 뒀기 때문에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많았다. 학생 유치를 위해 직접 전국의 고등학교를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열었다. 본래 260명을 선발했는데 이 중 30명은 ‘수능 3등급 이상’이라는 자격에 맞지 않아 돌려보냈다. 엄격하고 철저하게 선발해서 그런지 신입생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앞으로 중원대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신입생 모집에 있어서의 어려움도 차츰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개교 전부터 캠퍼스 시설과 전폭적인 학생 지원이 화제였는데.

“중원대는 학생·교수 모두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레지던스대학’이다. 학생·교수 전원이 학교에서 생활하려면 교육·여가·복지시설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중원대는 강의실·기숙사·교수회관 등은 물론, 게스트하우스·13홀 골프장·잔디축구장·수영장·피트니스클럽·스파 등 완벽한 시설을 구비했다. 장학 지원도 전폭적으로 하고 있다. 기숙사비·입학금을 전액 면제했고, 성적우수장학금도 별도로 마련했다. 장학금 수혜율이 60%에 달한다. 또 재학 중 점심식사도 무료로 제공한다.”

-융합 전공이 눈길을 끄는데.

“보다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융합 전공과정 개설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중원대는 현재 5개 학부 9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의학·공학·경영학·물리학이 융합된 의료공학부, 한의학·영양학·식물학·화학이 융합된 한방산업학부가 단연 특별하다. 융합 전공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보다 다양한 학문에 대해 심도 깊게 학습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문·세상에 대한 시야는 물론, 사회진출 폭까지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중원대만의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국내 대학 최초로 중간·기말고사를 없앴다. 중원대 교수들은 늘 학생들과 밀착해 생활하면서 학습·인성·생활 등 전 분야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따라서 시험을 따로 치르지 않아도 퀴즈·리포트·발표 및 토론·수업태도만으로도 충분히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계화 학습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번 학기의 경우 ‘세계화 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는 6월 학생 전원이 중국으로 탐방을 떠날 계획이다. 이외에도 외국어·리더십·문화예술·문학·한자 등이 일정 수준 이상인 학생에게만 졸업을 허가하는 ‘졸업인증제’도 도입했다.”

-교육과정이 독특해 교수진 구성이 쉽지 않았을 텐데.

“우수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뛰어난 교수진을 확보해야 한다. 중원대는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해 모든 학생이 매 학기 ‘실용영어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하고 있다. 또 일상에서도 영어를 사용토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영어몰입교육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다수의 외국인 교수다. 이에 따라 중원대는 국내는 물론, 외국인 교수 섭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총 29명의 전임교수 중 9명이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우수한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 하버드·MIT공대 등 세계 명문대들을 직접 방문했다. 교수진 구성만큼은 정말 철저히 했다.”


△홍기형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


-종교재단 대학이라는 편견은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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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대는 대순진리회가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한 대학이다. 대학 운영경비를 모두 재단에서 지원해 준다. 그렇지만 재단은 대학과 종교를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 재단은 대학 구성원 어느 누구에게도 종교에 대해 강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중원대에는 종교와 관련된 교양과목 하나도 개설돼 있지 않다. 재단은 총장도 도인이 아닌 사람으로 선임하고 있다. 총장이 도인일 경우 은연중에 종교에 대한 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더해 교내에 마련한 박물관에도 기독교·불교·유교·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의 유물을 전시했다. 중원대는 종교 재단에서 세운 대학이지만 절대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다. 단언할 수 있다.”

-개교 전부터 학연산 연구타운을 운영했는데.

“중원대는 개교 전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학연산 연구타운을 설립, 의생명공학연구소·지구에너지환경연구소·한방산업연구소 등 3개 기관을 전격 운영해 왔다. 현재까지 기관들이 달성한 연구 성과는 매우 훌륭하다. 의생명공학연구소는 미국 하버드 의대의 교육협력병원인 브리엄여성병원 혈관의학연구소,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중풍·심장혈관연구소와 협력해 세계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구에너지환경연구소는 캠퍼스 시설 내 냉난방을 지열에너지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한방산업연구소도 다양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타운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연구소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해 학습·취업 능력 제고에 도움을 줄 방침이다.”

-앞으로의 각오는.

“대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교육이다. 제대로 된 교육으로 사람다운 인재를 키우겠다. 중원대는 이웃과 조화를 이뤄 살아가는 사람을 키운다는 ‘해원상생’의 설립이념 아래 개교했다.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겸비한 인재, 자신의 지식을 이웃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내실 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

 

홍기형 총장은 …

1939년 경북 안동 출생. 안동고와 중앙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거쳐 1982년 캐나다 앨버타주립대에서 평생교육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중앙대 교육학과 부교수로 부임, 기획처장·국제교육처장·교육대학원장·부총장 등을 지냈다. 중앙대 퇴임 후 광운대 이사장, 대진대 총장, 한국평생교육학회장, 학점은행제 심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정리=민현희 기자·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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