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제자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학풍을 세우는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올 1월 대구가톨릭대 총장으로 취임한 소병욱 신임총장은 ‘제자사랑’의 공동성 실현을 통한 대학발전을 강조했다. 소 총장은 취임이후 의생명과학분야 특성화, 대학의 각종 평가지표 향상을 통한 내실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소 총장을 만나 2014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 대구가톨릭대의 발전계획을 들어봤다.

- 임기를 시작하신지 이제 갓 100일이 지났습니다. 임기동안 대학운영의 기본 방향은 어디에 두실 계획인지요.

“가톨릭계 대학의 기본 목적은 인간화와 복음화에 있다고 봅니다. 인간화는 인간존중 정신, 복음화는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인간세계 구현에 있습니다. 가톨릭대학답게 이러한 인간화와 복음화라는 교육 이념을 대학운영의 기본방향으로 삼아갈 계획입니다.

저는 우선 합리적인 조화와 일치를 토대로 대학인으로서의 사명 성취, 나아가서 대학의 지속적인 변화와 상승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대학 경영의 투명성, 객관성, 공정성을 바탕으로 학생 중심, 제자 사랑의 공동성을 실현하는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 지난 취임사에서도 대학의 합리적인 조화와 일치를 강조하셨는데요.

“모든 학문은 결국 앎에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앎의 궁극적인 목적은 조화와 일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에서의 조화와 일치는 경쟁보다는 대학 모든 구성원간의 일치, 학문 간의 조화와 일치를 말합니다. 대학 내의 모든 스승과 제자, 교수와 직원, 학문 간의 영역, 본부와 학과 등 모든 구성원과 조직의 벽을 허물고 서로가 서로를 감동시켜 나갈 때 진정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믿습니다.”

- 대구가톨릭대의 강점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지요.

“학문적으로는 의약·보건·생명과학 등 의생명과학분야를 특성화해 대구시에 커다란 연구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학문적 연구 활동은 물론 각종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의생명과학분야에서 전국 톱10 진입을 목표로 특성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대학의 경쟁력이라면 우리 대학은 교수나 학생 모두 깨끗하고 정직한 인적자원이 많아 어느 대학보다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5년 후면 개교 100주년을 맞습니다. 어떤 사업들을 준비하고 계신지요.

“대학 경영의 목표는 변화와 상승입니다. 변화는 상승의 전제조건이고 자기희생 없는 이기주의로는 학교전체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개인이나 학과 발전도 중요합니다만 대학 전체 발전에 장애가 되는 개인·학과 이기주의는 분명히 경계의 대상입니다.

개교 100주년에는 대학의 모든 지표에서 대구·경북지역 사학 1위, 전국 19위 이내의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과별 내실강화에 주력할 것입니다. 특히 인성교육과 전공 심화 등 학생자질 향상을 통한 취업률 상승, 교수 연구력 향상, 학과 경쟁력 강화 등에서 내실을 다져나갈 것입니다. 이울러 대학평가의 잣대가 되는 교수 충원율, 취업률 등 각종 지표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고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10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대구시와 하양읍에 각각 기념관 건립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구 기념관은 대학원을 비롯, 특수대학원, 평생교육원, 공연장 등으로, 하양 기념관은 동문회관, 각종 복지·편의시설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 대학 내실화를 강조하셨는데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60%대인 취업률을 2014년까지 90%로, 학생 충원율과 교수 충원률을 각각 110%, 60%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입니다.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CU-패밀리’ 사업을 전개, 동문 등 대학 대내외 조직을 강화해 학교사랑을 위한 기금모금에도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각 학과별 평가에 대한 인센티브제 도입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과 교수 전체의 연구, 교육, 봉사 성과뿐 아니라 학생 취업률 등 각종 성과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이를 소속 교수 개인의 업적평가에도 반영할 계획입니다. 교수로서 연구 활동도 중요합니다만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교육자가 되어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제자사랑의 일환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교수님들도 잘 따라줄 것으로 믿습니다.”

- 지난 2005학년도 입시에서는 최저학력기준제를 도입했고 또 지난 입시에서는 전문대학원 진학 준비반 등 특별교육과정 모집을 통해 우수 인재 모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각종 학생 평가 지표가 향상되는 등 최저학력기준제 도입에 따른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학생 충원율 등에서 다소 손해를 보는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최저학력기준제는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만 대학 규모의 경제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기초의과학부, 법·행정인재학부 등 특별교육과정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했습니다. 첫해 30명을 모집했습니다만 내년에는 50여명 정도로 모집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별교육과정은 지역사회 지도층 양성을 위한 대학의 사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대학발전비전 ‘CU-V 프로젝트’를 통해 지방대학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CU-V 프로젝트 성과를 말씀해주십시오.

“CU-V 프로젝트는 전임 총장님이 남긴 성과입니다. 신입생 등록률에서부터, 재학생 외국어 능력·취업률까지 전 영역에서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인재양성 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미시시피대학, 미네소타대학, 노스다코타대학, 알라바마대학에서 40여명이 유학 중이며 중국 산동대학, 길림대학 등에 30여명이 유학중입니다.

복수학위생들은 파견되기 전 1~2학년 동안 기숙사에서 원어민 교수와 함께 생활하면서 유학을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의 형태로 많은 학생들이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해 놓았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제 임기동안에는 이를 더욱 활성화 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소병욱 총장은 “100주년을 앞두고 연구·교육력 향상, 특히 취업률 향상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오른쪽은 본지 심준형 발행인.

 

- 임기동안 역점사업이라면.

“내실강화를 통한 대학 평가지표 향상입니다. 교수 연구력 및 학생 취업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환경의 선진화, 대학 특성화 강화, 구성원 복지향상도 같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취임사에도 언급했습니다만 교수들이 제자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학풍을 세우는 총장이 되고 싶습니다.”

- 대구가톨릭대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는데 입시 등 대학자율화에 대한 견해는.

“성직자 추천을 전제로 내년 입시부터 5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계획입니다. 대학 자율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나 국민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수도권에 있는 소위 리딩그룹의 대학들이 욕심을 부리고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직성은 개인에게도 중요한 덕목이지만 대학이나 기관단체에서 더 중요한 덕목입니다. 교육기관의 교육자들이 정직성에 있어 모범을 보이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없습니다. 대학자율화를 논하기에 앞서 국민들의 신뢰회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경우 외국에 비해 국가지원이 매우 미약한 실정입니다. 건전한 사학 육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 금융위기 여파로 휴학생이 증가하는 등 많은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요.

“교육투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시선을 학생, 제자사랑에 두고 있습니다. 장학금 지급 확대 등 제자들을 위한 교육 여건 향상에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경영에 있어서는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으며 ‘CU-패밀리’ 조직화를 통한 기금 모금에 전력을 기울여 이를 학생 복지 예산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 지난 2월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과 관련된 행사나 추모사업 계획이 있으신지요.

“그분은 저희 대학 전신인 성 유스티노 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하시며 사제에의 꿈을 키우셨습니다. 오는 28일 지역민과 함께하는 대규모 추모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그분의 뜻을 받들기 위해 이날 행사에서는 추모공연과 함께 헌혈, 장기기증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병욱(세례명 프란치스코) 총장은...
1949년 경북 칠곡 출생으로 광주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라테란대학교에서 신학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부터 대구가톨릭대 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목실장,
신문사주간, 부총장 등 대학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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