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6 축소... 등록금 수입대비 실험실습비 지출 비율 최고 5%

자금규모가 큰 주요 사립대 4곳 중 1곳에서 학생들의 실험실습비를 전년 추경 대비 올해 축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 폭이 큰 곳은 전년 예산의 6분의 1을 잘라냈으며 금액으로는 6억~7억원가량을 감축했다.

또 등록금 수입예산 대비 실험실습비 지출예산 비율의 경우 낮은 곳은 1%에 불과했으며 가장 높은 곳이라야 5%에 그치는 등 미미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는 본지가 올해 교비회계 자금규모 1500억원 이상 전국 28개 사립대 가운데 포스텍을 제외한 27개 대학의 자금예산서를 분석한 결과다.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 달라'는 기업들의 볼멘소리에 '현장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정부와 기업에 지원을 요청하는 손을 내밀면서도 일부 대학의 경우 늘려도 시원찮을 실험실습비를 삭감하고 나섰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긴축재정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교육과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에서 다른 것도 아닌 실험실습비의 감축만큼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실험실습비 예산, 경기대 11억원 '최소', 고려대 74억원 '최다'

분석 대상 27개 사립대 가운데 올해 교비예산에서 실험실습비 지출예산이 가장 적은 곳은 경기대로 11억원을 책정하는 데 그쳤다. 한국외대가 16억원으로 역시 1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원광대, 이화여대가 각각 21억원을 실험실습비 예산으로 잡았고 경원대가 23억원, 숙명여대가 24억원, 조선대와 영남대가 각각 25억원을 책정해 27개 사립대 가운데 30억원 미만인 대학은 8곳에 이른다.

분석 대상 사립대 중 실험실습비 지출예산이 가장 많은 곳은 고려대다. 고려대는 74억원을 책정해 가장 적은 경기대의 6.4배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 많은 곳은 69억원을 책정한 경희대로 고려대와는 5억원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성균관대가 64억원으로 이들 대학의 뒤를 이었으며 △아주대·건국대 54억원 △홍익대 53억원 △연세대 51억원 등으로 50억원 이상 책정한 대학은 27개 사립대 가운데 7곳에 그쳤다.



● 전년 추경 대비 최대 6.6억원 감축 ... 7곳서 축소

지난해보다 올해 실험실습비 규모를 최대 6분의 1수준으로 줄인 경우도 있다. 전년 추경 대비 동국대는 6억 6000만원을 축소 배정했다. 동국대는 올해 예산을 36억 9000만원으로 책정해 지난 추경 43억 6000만원의 6분의 1이 잘려나갔다.

한양대도 지난해 44억원에서 6억 1000만원가량 줄었다. 분석 대상 사립대 중 실험실습비 예산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고려대도 전년 추경 당시 80억원에 비하면 5억 3000만원가량이 감축됐다. 인하대가 41억원에서 3억 7000만원이 축소됐으며 중앙대가 49억원에서 2억원이 줄었다. 대구대도 35억원에서 1억 4000만원가량 감소하는 등 분석 대상 27개 사립대 가운데 7곳에서 올해 실험실습비 지출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경에서 21억원을 책정했던 연세대는 올해 2.4배로 증액돼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가된 금액은 29억원 수준.

아주대가 46억원에서 8억원이 늘었고 국민대, 경원대, 가톨릭대가 각각 26억, 19억, 38억원에서 4억원가량씩 증액됐다.



●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최대 5% 수준 불과 ... 낮은 곳은 1%까지

학생들에게 거둬들인 등록금과 비교해서 학생들의 실험과 실습에 쓰겠다며 책정한 비용은 얼마나 될 것인가.

올해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예산 비율이 가장 저조한 곳은 경기대다. 1200억원의 등록금 수입예산에 비해 실험실습비 지출예산은 11억원에 그쳐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은 1.0%에 머물렀다. 

올해 등록금 수입 1903억원이 예상되는 이화여대도 실험실습비로 나갈 지출액은 21억원을 배정하는 데 그쳐 1.1%로 분석 대상 27개 사립대 가운데 경기대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양대·한국외대·영남대도 각각 1.3%로 그다지 나을 것이 없는 상황. 연세대가 올해 전년 추경 대비 2.4배 증가하는 등 다른 대학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금액을 증액했음에도 등록금 수입예산과 비교하면 1.4% 수준에 그쳤다.



● 전년 추경보다 등록금 대비 비율 11곳서 하락 ...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지난해 추경에서보다 등록금 수입 대비 실험실습비 지출예산의 비율이 하락한 곳은 27개 사립대 가운데 11곳, 동일한 경우는 4곳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절반 이상의 사립대에서 지난해보다 실험실습교육 수준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2.4%포인트가 떨어진 한양대다. 3.7%이던 전년 추경 당시 비율이 올해 3분의 1수준인 1.3%로 하락했다.

중앙대가 한양대의 뒤를 이어 하락폭이 컸다. 중앙대는 지난해 추경 당시 4.1%에서 올해 2.0%로 2.1%포인트 떨어졌다. 역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동아대가 1.5%포인트, 홍익대가 1.4%포인트, 경희대가 1.2%포인트 각각 낮아졌으며 단국대도 1.0%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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