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은 현재 쓰이는 언어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보이고 있고, 영어 공용어론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어사전의 새로운 전기로 자리매김될 『연세한국어사전』이 지난 9일 발간됐다. 이는 고려대가 지난 봄, 가을에 걸쳐 편찬한 『시어사전』, 『소설어사전』, 경희대 서정범 교수(국어학)가 곧 상재할 +『한글어원사전』과 함께 한글사전 편찬의 다양성과 전문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세한국어사전』의 경우 지난 43년 제작된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이후 '최근 역작'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세한국어사전』은 연세대 언어정보개발연구언(원장 이상섭)과 두산동아(대표 최태경)가 2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 13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거둔 결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방대하고 꼼꼼한 내용이다.

1960년 이후 씌어진 소설, 신문논설, 신문 기사에서 하나의 언어로 씌어진 다양한 글과 말을 모아 전산처리한 4천3백만 어절의 말뭉치가 이 사전의 특징. 방대한 말뭉치를 바탕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표제어 5만여개를 선정, 이에 관한 용례를 일일이 분석해 뜻의 갈래를 새로 세운 것은 물론 +문장구조, 유사 반의어, 관용어, 숙어 등을 수록했다. 언어정보개발 연구원이 여타 사전과의 변별성으로 내세우는 것은 20여 종에 달하는 용례를 수록한 참고란.

연구원측은 앞으로 보완작업을 통해 옥스퍼드영어사전과 같은 방대한 분량의 시대별 국어대사전도 펴낼 계획이다.

한글학회 허웅 회장은 "그동안 국어사전 편찬의 문제점은 『우리말 +큰사전』을 베끼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랜 기초 조사를 통해 발간된 『연세한국어사전』은 지금까지의 관행을 따르지않은 첫 사전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5월과 8월 발행된 고려대 『시어사전』과 『소설어사전』은 문학 전문사전. 『시어사전』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1908년)을 기준으로 선정된 1만2천여개의 시어가 수록돼 있다. 『소설어사전』의 +경우 이인직의 『혈의누』(1906년)에서부터 전경린의 『염소를 모는 여자』(1995년)까지, 남북한 소설 1천5백70여편의 소설에서 추린 1만5천4백여개의 소설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곧 출간될 서정범 교수의 『한글어원사전』은 7-8천개의 단어의 어원와 변천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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