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CEO들의 건강을 보살펴 주는 것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항재 순천향대 건강과학대학원장(대외협력부총장)은 ‘건강과학 CEO과정’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CEO가 건강해야 고용도 창출되고, 경제도 좋아진다는 취지에서다. 이 과정은 지난 2003년 개설돼 현재까지 12기 709명이 수료했다. 매 학기 60여 명이 꾸준히 등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대학들이 일반적으로 운영하는 최고위과정과는 차별성을 갖기 때문이다.

“인맥 관리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건강과학 CEO과정은 건강강좌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순천향대는 1974년 순천향병원을 모태로 출발한 대학이다. 의료분야의 강점을 갖고 있으며, 서울·천안·부천·구미 등 전국 4개 지역에 대형 부속병원을 갖고 있다. 국내 최초로 건강과학 CEO과정을 개설한 이후 순천향대 의대 교수 등 최고의 의학전문가들이 건강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순천향대학병원에서 권위 있는 의료진과 기업 CEO를 일대 일로 묶어 주고 있어 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CEO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주치의 결연제도’다. 수강생과 순천향대 의대 교수를 연결해 줌으로써 평생 의료서비스를 받게 해 준다. 순천향대는 CEO의 건강상태를 파악한 뒤 순천향대 의대 교수 중 가장 적합한 교수와 연결해 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 입문하면 부부가 함께 무료 건강검진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암 초기 증상을 발견해 완치한 사람도 여럿 있다고 한다.

"수업시간 전 기초 건강 체크를 실시하고, 부부 무료 건강검진을 통해 상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건감검진을 통해 대장암이나 위암 초기 증상을 발견한 사람도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셈이다. 이분들은 순천향대를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학교에서 열리는 특강에 강사로도 참여하고, 인재양성에 써 달라며 발전기금을 기탁하기도 한다.“

수료자 개인이 학교측에 기탁하는 발전기금 외에도 매 기수마다 수료 시 3000만원 정도를 모아 학교측에 전달하고 있다. 또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해 온 교양과목 ‘기업가 정신과 경영혁신’에 건강과학 CEO과정 수료자가 강사로 참여, 학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수료자 12명이 한 주씩 돌아가며 강의하는 이 과목은 학기마다 수강신청이 초과될 정도다. 이 원장은 “CEO들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얻은 생생한 경험담을 얘기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고 전했다.

수료자들은 평생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 줄 주치의를 얻게 되고, 병원에 배치된 CEO 전담 코디네이터가 병원 이용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과정을 들을 때보다 수료 이후에 만족도가 더 높다. 수료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자 매학기 50~60명이 등록하고 있다.

이항재 원장은 건강과학 CEO과정을 해외에도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LA 한인회장단이 찾아와 LA 현지에 건강과학 CEO과정을 개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강생이나 교육장소는 모두 제공해 줄 테니 와서 강의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도 개설에 적극적이다. 건강과학 CEO과정의 미국 진출은 학교와 병원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해외취업이나 순천향대 브랜드 가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1976년 중앙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이 원장은 동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문교부 중앙교육심의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90년부터 순천향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순천향대 아동학과장, 학생생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건강과학대학원장과 대외협력부총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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