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의장교로서 선도적 역할


세계적인 에너지 소비 증대로 지구온난화와 자원고갈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탄소 녹색성장’은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이 됐으며, 대학들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그린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회장 신의순 연세대 학부대학장)’는 지난달 13일 연세대에서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총장 선언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국 28개 대학 총장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이 미래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함에 따라 에너지와 자원의 대량소비 주체인 대학은 이 시대적 과제의 달성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총장자문회의 의장인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이날 “그린캠퍼스 총장선언대회를 계기로 연세대도 실천계획의 수립과 추진에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교 124주년을 맞은 연세대는 캠퍼스 곳곳에 오랜 전통이 깃든 녹색 공간을 간직하고 있다. 총장 선언대회가 열린 장소인 청송대는 연세대의 대표적인 녹색 공간이다. 연세대 초대 총장인 용재 백낙준 박사가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을 덮고 오솔길 솔잎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가 너무 고마워서’ 이곳의 이름을 청송대(聽松臺)로 지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울창한 소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청송대는 연세인의 쉼터이자 야외 강의실, 토론 장소이며 또 캠퍼스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연세대는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의장교답게 일찍부터 그린캠퍼스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1991년 ‘연세환경연구회’를 조직해 캠퍼스 환경개선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1992년에는 ‘연세교정 환경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연세환경포럼’을 창립하고 2007년 ‘연세 그린캠퍼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성립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캠퍼스내 각종 시설들도 친환경·저에너지 설비로 전환하고 있다. 제3공학관은 지난 2007년부터 제3공학관 옥상에 시간당 최대 발전량이 50.4KW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9만6868KW의 전력 감축 효과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GS산학협력관에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소 스테이션을 설치 중이며, 태양광을 이용한 수목 투사등·태양광 가로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활용 설비들이 속속 구비되고 있다. 빗물을 저장해두었다가 재활용할 수 있는 빗물저류조 시설은 기본이다.

비단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그린캠퍼스뿐만이 아니다. 연세대는 교육과정의 그린캠퍼스화를 위해 교육과정 개선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단계로 학제간 교육시스템을 마련하고 2단계 산학연관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최종적으로 그린캠퍼스 교육의 국제적인 허브로 발돋움한다는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학생 환경홍보대사 발령 △관련 인턴십프로그램 개발 △장학금 인센티브 등의 방안들을 마련 중이다. 또한 캠퍼스의 에너지 및 환경 부하량을 지속적으로 공포·게시해 대학을 ‘환경 교육장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의순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장(연세대 학부대학장) 인터뷰

“대학들이 움직여야 한다”

지난해 11월 발족된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의 신의순 회장(연세대 학부대학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대학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학이 오히려 뒤처져 있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소비 100대 기관을 보면 대학병원을 포함해 대학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대학들이 오히려 뒤처져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해 대학들이 움직여야 한다. 정부도 에너지 소비기관인 대학들이 실질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에너지 절감을 위한 개별 대학들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런 노력들을 하나로 합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그린캠퍼스를 구축하자는 것이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가 설립된 이유다.

“과거에는 동아리 형태나 개별 커리큘럼 차원에서 에너지 절감 운동이 전개됐지만, 앞으로는 본부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개별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좋은 제도들을 밴치마킹해 모든 대학으로 종합·확장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 대학은 동질성을 가진 집단이기기 때문에 일단 어떤 기준이 정해지면 쉽게 전파할 수 있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서로 경쟁적이고 업종도 다향한 기업에 비해 대학들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도 교육기관인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선 관련 제도도 마련돼야 하지만 먼저 구성원들의 인식과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이 그러한 인식 전환 교육을 담당해야 한다. ‘그린캠퍼스’ 하면 환경이나 설비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의식이 변화돼야 실천으로 연결된다. 그 지점에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는 그린캠퍼스 지표를 만들어 대학평가에 반영하고 인증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증제가 시행되면 대학의 분위기 자체를 저탄소 녹색성장 쪽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협의회에 참여하는 회원 대학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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