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 신입회원을 공개 모집한 각 대학의 동아리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어학관련 동아리와 컴퓨터동아리, 스포츠동아리에는 1백명이 훨씬 넘는 신입생이 몰려 행복한 고민에 쌓였던 반면 사회과학동아리, 독서동아리, 봉사동아리에는 10명도 채 안돼 울상을 지었던 것. 실제로 한양대 77개의 중앙동아리 중 컴퓨터동아리 회원은 2백명이 넘었다. 전체 동아리 회원의 10%에 이른다. 영어동아리 「HERA」도 1백명이 넘는 신입생이 지원해 +성황을 이뤘다. 반면 독서동아리 「에르디아」에는 10여명의 신입회원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동국대 봉사동아리 「젊은 새이웃」은 7명, 한국외대 「Y,R,C」는 10명의 회원을 모집하는데 머무르는 등 학술·봉사동아리들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3D 직종’으로 대표되는 학생회와 학보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각 +대학 학생회는 함께 일할 간부를 모집하기도 하지만 지원자가 없어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형편이고 일부 학보사는 5명도 채 안되는 인원이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수년전부터 나타난 캠퍼스의풍경이지만 90년대 중반 들어 틀에 얽매인 조직과 힘든 일 기피증, 개인주의가 극에 달했다는 반증이다. 개인주의의 심화는 심지어 대학가 범죄로까지 어어지고 있다. 최근 연세대 원주 캠퍼스 기숙사에서는 잠긴 문을 뜯고 노트북과 현금을 훔쳐가는 대담한 범죄행각이 발생했다. 각 대학 동아리방에서의 도난·분실사건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컴퓨터를 비롯 음악동아리의 음향기기, 의류 등 돈 되는 물건은 남아나는 게 없다.
연세대 김모군(건축공1)은 “고교시절 가졌던 대학에 대한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런 대학이라면 고등학교와 다를 게 뭐냐며 우리들은 고교 4년생이라고 한탄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