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년 3월 개교 … 연세어학당 등 이전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당초 예정대로 내년 3월 개교한다. 그러나 송도캠퍼스와 관련, 연세대가 풀어야할 최대 과제로 손꼽히는 이전 단과대 결정이 아직 남아있고 유일하게 송도행이 확정된 언더우드국제대학(이하 UIC) 학부모·학생들의 반발도 여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개교까지 남아있는 6개월여의 짧은 시간 동안 연세대가 단과대 선정에 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도캠 계획대로 개교

안상수 인천시장과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시청에서 만나 당초 예정대로 내년 3월 송도캠퍼스를 개교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내년 개교 일정에 맞춰 인천시와 연세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행정조직 구성·캠퍼스 시험가동 등 송도캠퍼스 운영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키로 했다.

이날 안 시장과 김 총장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송도캠퍼스 개교 첫 해인 내년에는 국제하계대학, 연세어학당, 외국인학부 예비과정이 개설된다. 또 유엔 지속가능발전 아태지역센터(PCSD)도 입주한다. 이어 2011년에는 언더우드국제대학이 신촌캠퍼스에서 이전하고 약학대학 개설이 추진된다. 송도캠퍼스가 전면개교 하는 2012년에는 동아시아학대학, 융복합대학원이 개설된다. 또 해외명문대 분교가 유치되고 해외저명기관들과 공동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각종 협력 프로그램도 가동될 예정이다.

인천시·연세대는 “인천자유경제구역은 우수한 잠재력을 보유한 곳이다. 이 같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송도캠퍼스를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앵커 기관, 동북아 교육·연구의 허브로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전 단과대 선정 ‘진통’ 지속

송도캠퍼스 개교에 앞서 연세대가 가장 조속히 풀어야할 문제는 이전 단과대 선정. 송도캠퍼스의 지방캠퍼스 전락을 막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단과대를 이전해야 한다는 게 대학 측의 입장이지만 해당 단과대들은 송도행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송도캠퍼스의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뜻 이전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학 측이 이전 대상으로 거론, 거세게 반발한 바 있는 공대 한 교수는 “많은 구성원들이 송도캠퍼스의 지방캠퍼스 전락을 우려하고 있다”며 “송도캠퍼스 설립 목적·취지가 좋은 것은 알지만 성공여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전에 동의하는 것은 누가 봐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가장 먼저 송도캠퍼스 이전이 확정된 UIC 학부모·학생들의 반발도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눈에 띄게 거세다. UIC 학부모들은 우선 지난달 31일 대학 측의 ‘UIC 이전 승인 요청’을 거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140명의 서명과 함께 안병만 교과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이후에도 학부모들은 2차례정도 더 탄원서를 제출하고 대학 측에도 지속적인 반발 의사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장 모 씨는 “대학 측이 UIC 구성원들에 대한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UIC 학부모·학생들의 절대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멋대로 UIC 이전을 결정한 것은 가히 폭력적인 행위”라며 “연세대가 약대 신설을 위해 UIC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29일 보건복지가족부가 약대 신설을 위해서는 학위과정 등 실체가 있어야한다고 발표하자 대학 측이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성급하게 UIC 이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장 씨는 이어 “약대 신설이 결정될 경우 UIC도 이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UIC 학부모·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약대 신설을 결사 저지하는 것 뿐”이라며 “UIC이전을 막기 위해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약대 신설을 저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대학 측은 논의과정이 부족했고 약대 신설과 맞물려 UIC 이전이 서둘러 결정된 것은 맞지만 예정된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김동훈 연세대 대외협력처장은 “연세대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UIC 송도 이전 계획을 세워왔다. 송도 이전 후 UIC가 국제화 교육의 핵심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현재 학부모·학생들과 계속해서 접촉해 오해를 풀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내 23만 3000㎡에 건물과 각종 시설을 무상으로 조성해 주고 부지 대금만 받는 조건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전면 개교 후 연세대는 송도캠퍼스에 국내 학생 3000명, 외국인 학생 1000명, 교직원·연구원 각 500명 등 총 5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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