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자율도서관 열고 지역봉사 활발 나서


“그 책들은 여기에다 옮겨 주세요.” “이쪽 책장에는 소설을 꼽아야지.”

일하는 학생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학생들을 진두지휘하는 임길환 기획홍보과장이 “학생들, 와서 이것 좀 도와줘”라고 소리치자 학생들이 달려든다. 한낮의 무더위 속 재능대학 도서관이 새 단장에 분주하다. 학생과 교수·교직원은 물론,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재능대학의 ‘개방형 자율도서관’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대학’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추진하는 여러 활동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인천지역 주민 봉사활동과 함께, 최근에는 개방형 자율도서관과 소외계층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 도서관 개방, 지역주민에게

재능대학의 개방형 자율도서관은 도서관 서고 및 열람실의 낮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시작됐다. 학생은 물론, 시민들이 부담 없이 재능대학을 찾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목표다. 오는 2학기 개강을 맞아 단순히 장서 대출만을 위한 도서관이 아닌, 누구나 필요한 장서를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는 것.

인기서고·신간서고·보존서고 등 도서 3단 관리제를 실시하는 한편, 도서 활용도 역시 구입 3년 이내·10년 이내·10년 이상으로 3단 분류했다. 도서관 서고 맞은편에는 200석 규모의 열람실이 마련됐다. 개인 스탠드를 갖춰 늦은 저녁에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도서관 입구에 출입 인식시스템(Bar Code)을 설치해 놓았는데, 이곳을 통과하면 열람실과 서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책을 빌려서 집으로 가져가기도 하고, 열람실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재학생은 학생증을, 지역주민에게는 학생증과 유사한 형태의 대학도서관 출입증을 발급해 이용할 수 있다. 도서 대출과 반납 역시 이용자 중심이다. 이용자가 스스로 대출 및 반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도서관 운영조교는 자료분류 및 반납도서 정리를 담당한다.

특히 도서관장실을 터서 정기간행물을 비롯해 학생, 지역주민이 자격증을 따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공무원·자격증 시험대비 참고서 및 교재를 비치했다. 특별예산을 편성, 신교재가 발행되면 즉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 ‘일석이조’ 청년인력양성사업

개방형 자율도서관이 지역주민을 부르는 프로그램이라면 ‘소외계층 자녀지도 청년인력양성 사업’은 소외된 주민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 시작해 올해 말까지 7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을 소외계층 교사로 육성하고, 현장 교사로 투입하는 방안이다.


우선 대졸 20~30대 청년 실업자 중 신청을 받아 소외계층 지도교사 양성과정에 투입해 청년 실업자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일석이조’의 사업인 셈이다. 재능대학은 이 사업이 소외계층의 교육을 통한 교육 및 사회 형평성을 지향하는 동시에 지역민에게 재능대학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희망영재 청년사업단(단장 하종덕 교수) 발대식을 열고 일주일간의 연수과정을 마친 80명의 수료자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우선 선발된 22명의 유아영재 지도교사들은 앞으로 한 달여 간 유아영재 프로그램 개발과 어린이집, 유치원 시설을 현장견학하며, 3개월간 교육현장에 파견돼 소외영재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유아영재 지도교사로 선발되지 못한 나머지 연수자 역시 적극적인 리쿠르팅을 실시하는 등 사후관리도 진행한다.


■ 학과 특성따라 봉사활동

대학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이외에 각 학과에서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관광경영과의 경우 지난해 10월 인천 중구 논인복지관 소속 노인 70명을 대상으로 ‘지역 어르신을 위한 1일 관광행사’를 추진했다. 11월에는 인천 지역 보육원 어린이 40명을 대상으로 ‘보육원 어린이를 위한 가을 나들이 1일 봉사’가 진행됐다.

실버케어복지과의 실버케어봉사단 20명은 지난해 10월 음성 꽃동네에서 ‘성모의 집’ 중증장애아동과 서울시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학생 130명에게 문화체험 봉사를 벌였다. 스킨십 프로그램을 비롯해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 보물찾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11월에는 봉사단 58명이 ‘서천재단 은혜의 집’ 생활인들을 대상으로 용인 에버랜드에서 문화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보건환경과 역시 인천 송림동에서 환경캠페인을 시행하고, 거리청소 및 지역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등의 캠페인으로 주위를 훈훈케 했다. 아동학과는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유아교육과는 인천 송현초등학교 글쓰기·일기 등을 지도했다. 아울러 인근지역 어린이집 아이들을 초청해 공연을 열었다. 호텔외식조리과는 지난해 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빵 전달 봉사를 하는 등 학과 특성에 맞는 봉사활동으로 주위를 따뜻하게 했다.

재능대학측은 올해에는 봉사활동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일부 학과뿐 아니라 모든 학과 대상으로 수업과 연계한 봉사활동제를 시행하고, 정기적 봉사활동기관을 2곳 이상 확보해 봉사활동에 나선다. 올해에는 이승후 교학처장을 단장으로 한 봉사단을 결성해 학과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 재학생, 교수로 구성된 연합 봉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컬리지로 공동체와 공존”
[인터뷰] 이승후 재능대학 교학처장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커뮤니티 칼리지’가 전문대학의 옳은 방향이라고 봅니다.”

이승후 재능대학 교학처장은 대학의 봉사활동에 대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봉사활동이 금전적인 이득으로 돌아오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게 이 교학처장의 생각이다.

이 교학처장은 이에 대해 “지역사회 구성원이 대학을 인정하는 게 가장 큰 대학 홍보가 아니겠느냐”면서 이와 같은 봉사활동을 더욱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재능대학이 추진하는 개방형 자율도서관이나, 소외계층 자녀지도 청년인력양성 사업은 이런 선상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소외계층 영재교육은 지역주민의 호응이 상당히 크다고 한다.

“‘영재교육’이라고 하면 왠지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에게만 돌아가는 혜택 정도로 여겨지죠. 그렇지만 소외계층에서도 영재성을 지닌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현재 어느 대학도 시도하고 있지 않아요. 재능대학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앞으로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영재교육은 인천 남구청과 보건복지가족부가 지원하고 있다.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시너지 효과는 물론, 지역의 균형 발전 차원에서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이 교학처장은 아울러 각 학과에서 추진하는 봉사활동 역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재능대학이 했던 봉사활동비용을 계산해 보니 5000만원 이상이 나오더군요. 올해에는 일부 학과가 아닌 전체 학과 단위로 봉사활동을 넓혀 지역주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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