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덕기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7월 2일, '2009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앞으로 연구보다 교육 잘하는 대학에 많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을 평가할 때 논문의 수, 논문의 질 등 연구영역을 주로 기준으로 삼았는데 앞으로는 학생 교육을 얼마나 잘 시키는가를 기준으로 삼게 될 것이다....이제는 (교육과 연구의) 균형을 잡을 때가 오지 않았느냐"며 “대학지원에 활용하기 위한 교육역량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한국에서 교수업적평가제도가 시행된 것은 십수년이 되었지만 그동안의 평가는 지나치게 연구업적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연구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울 추가 너무 한 쪽으로 기울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난 해부터 대학지원 방식으로 채택된 ‘포뮬러 펀딩’ 지표에 교육의 질 향상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여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대학들이 교육쪽으로도 관심을 갖게 하는데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뒤늦게나마 교육과 연구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인식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면 균형을 잡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번째로는 각 대학의 교수업적평가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교육의 상대적 비중을 다소 높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중심교수제’와 ‘연구중심교수제’로 분리하는 교육과 연구의 분업화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교육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교수를 ‘교육중심교수’로,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사람을 ‘연구중심교수’로 선발하여 상당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택형 교수평가제’ (교수업적평가제도에 교육, 연구, 봉사 등 영역별 가중치를 달리 두는 트랙을 운영하는 것) 실시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제도는 평가기준을 세밀하게 잘 만들어 시행하면 교수 개개인의 특성을 잘 살려 경쟁력을 높이는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두번째로는 각 대학에 있는 대학교육개발센터(CTL)를 활성화해 교수에게 교수력을 학생들에게 학습력을 증진시키는 일이다.

전통적인 교육 방식은 교수주도의 교육, 강의식 교육,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교육, 면대면(face to face) 교육방식이었다. 새로운 시대 교육방향은 학생주도의 교육, 토론 중심의 교육,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그리고 가상대학 강의와의 혼합형(Blended Teaching & Learning) 교육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같은 일은 하나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교수도 학생도 이런 쪽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교육개발센터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들과는 달리 교수는 교수가 되기까지 별다른 교수법 훈련을 받을 기회가 없다. 교수가 된 후에는 아무래도 각자가 대학에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교육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교육개발센터를 활성화시켜 이런 교수들에게는 토론식 수업 진행하는 법, 효과적인 대형강의 교수법, ppt나 동영상 제작법, 외국인 학생 지도법 등 교수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학습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중국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강의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 한 예이다. 또한 고등학교까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과 함께 학생주도의 창조적인 토론수업 등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교육개발센타는 효과적인 학습을 위하여 이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론하는 법, 보고서 작성법, 프리젠테이션 하는 법, 노트필기법 등 학습력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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