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원장분리 갈등 이후 효율성 논란

경영대학원장 분리 임명 문제로 촉발된 충남대의 총장·교수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교수들은 경상대학장과 경영대학원장을 관례대로 한 사람이 겸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송용호 총장은 경영전문대학원(MBA) 설치를 위해선 분리 임명이 불가피하다고 맞서왔다.
◀MBA설치 12개 대학 경영전문대학원장 분리 임명 현황(2009년 9월 기준).

충남대 갈등을 계기로 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겸임 문제가 대학가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학장과 원장을 통합하는 게 효율적인지, 각각의 전문성을 살려 역할분담 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관한 논의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설치한 12개 대학 중 겸임은 8개교, 분리는 4개교였다. 경영대학장이 경영전문대학원장을 겸임하는 대학은 고려대·동국대·서울대·성균관대·세종대·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 등이다. 반면 학장과 원장을 분리 하는 대학은 중앙대·서강대·숙명여대·전남대였다.

이들 대학 중에는 오래 전부터 학장과 원장을 분리해 오던 대학도 있고, MBA 설치 후 분리한 대학도 있다. 전남대의 경우, 지난 2007년 MBA 설치 후 학장과 원장을 분리했다. 교수들의 선출로 임명되는 학장과, 총장이 임명하는 원장이 각각 경영대학과 MBA를 나눠 맡고 있는 셈이다.

전남대가 그간 학장·원장 겸직 관례를 깨고 이를 분리한 이유는 MBA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정성창 경영전문대학원장은 “MBA는 경영대학원 보다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학장과 원장을 나눠 맡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역 국립대의 현실상 MBA 학생 모집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남대 MBA의 경우 신입생 충원률이 40%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학장과 원장을 분리했을 경우 상호간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는 게 관건이다. 업무분담이 잘 되면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경영대학·MBA 양측간 갈등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서울의 A대는 1년 전 경영대학·MBA 간 갈등을 겪고, 학장·원장 분리 임명이 비효율적이란 판단 하에 겸임으로 전환했다. 이 대학 경영대학장은 “학장과 원장을 분리하면, 한 집안의 가장이 둘이 있는 것과 같다”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양측간 갈등의 소지가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학장과 원장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불협화음으로 인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부·대학원 강의배분에 있어서도 겸임이 더 효율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 B대 경영대 교수는 “경영대학 교수들은 대부분 경영대학원 강의도 맡게 되는데 교수 입장에선 강의를 많이 맡으면 연구할 시간이 줄게 돼 꺼려지는 반면, 경영대학원장 입장에서 경영대 교수들이 강의를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런 구조 속에서는 학장과 원장을 겸직해 인력활용에 효율성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부터 학장과 원장을 겸직시켜 온 고려대의 장하성 경영대학장도 “조직이 일관성을 갖고 행정을 펴기 위해선 겸직이 효율적”이라며 “경영대학과 MBA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전략적 선택에 있어서도 겸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공이 많은 것보다는 유능한 학장 한 명이 지휘하는 게 바람직하단 지적이다.

학장과 원장의 업무가 겹치지 않으면 갈등을 일으키거나 비효율적 요소가 생기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경영대학장은 학부운영과 교수 인사를 맡고, 경영전문대학원장은 MBA 국제화나 BK21사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갈등 요소는 없다”며 “강의 배분도 학부강의나 대학원 강의 시수가 의무적으로 배정돼 있고, 교수 연구비 지원도 실적에 따라 배분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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