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 '독도 달력' 20만부 제작

“독도를 사랑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사랑만으로는 지켜지지 않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끊임없는 관심과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독도를 지키는 것은 단지 작은 섬 하나를 지키는 차원을 넘어선, 우리의 주권과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이 지금의 저를 독도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만들지 않았을까요.”

한성대 미디어디자인콘텐츠학부에서 애니메이션을 강의하고 있는 전완식(45) 교수<사진>는 대학가에서 ‘독도 민간 외교사’로  잘 알려져 있다. 전 교수는 지난해 ‘독도 지킴이 달력’을 자비와 후원금을 모아 국문판 8만 부와 영문판 12만 부 등 총 20만 부를 제작, 배포한 지 3일 만에 동이나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올해에도 달력과 여러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 교수는 처음부터 자신이 독도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제가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본 외무성이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제작한 ‘다케시마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포인트’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정말 우연하게 발견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독도 지킴이 달력 등을 제작하게 됐죠.”

독도를 여러 번 방문하면서 겪었던 재밌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전 교수는 계절마다 독도를 방문, 계절에 따른 독도의 절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지금은 배멀미에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무척 고생했다고.

“독도는 울릉도에서도 배로 2시간 이상 가야 합니다. 울릉도 가는 뱃길도 파도가 거센 편인데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가는 뱃길은 더 요란하지요. 어부도 멀미를 한다고 합니다. 저는 독도 방문하기 열흘 전부터 생강차를 자주 마셔요. 생강의 성분이 멀미에 큰 효과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독도 가는 뱃길에 파도 높이가 5~6미터가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탑승한 배에서 저만 생강차 덕분에 멀미를 하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 교수는 독도 문제가 ‘국력·외교력·자주권’과 직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독도 문제가 국제사법재판소(ICJ)까지 가게 된다면 민간단체의 노력은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서 전 교수는 기회가 닿는 대로 정치인들을 만나 독도 수호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해외 외교관들에게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달력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독도 바로 알리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전 교수는 지난 2일,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에서 독도의 고지도와 자연·역사·자원·풍경 등을 알리는 교육프로그램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아쉽게도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는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솔직히 신종플루의 여파로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을 때 많이 아쉬웠어요. 하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화가 바뀌면서 큰 복을 몰고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록 행사는 연기됐지만 그 시간 동안 더 철저하게 준비하면 행사는 조만간 성공적으로 개최될 겁니다. 그 누가 아무리 자기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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