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팀-김형 기자>

지난 20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다트머스대·뉴욕대 등 미국 명문대 MBA들이 ‘윤리와 사회적 책임’ 관련 강좌를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경영 분야에서 최고 인재를 배출해 냈던 해외 MBA들이 ‘이익창출’과는 그리 상관 없을 것 같은 윤리교육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월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교 출신 인재들의 모럴헤저드 때문이다. 지난해 말 월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메이도프의 금융 사기사건에 이어 지난 16일 터진 사상 최대 헤지펀드 내부자 거래 사건에는 MBA 출신 인맥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었다. 

<포천>지는 미국 MBA의 ‘윤리교육 강조’ 추세를 ‘자기반성’의 의미라고 지적했다. ‘자기반성’인지는 몰라도 세계 최고라 꼽히는 하버드대 역시 ‘도덕적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좌를 내년 MBA 커리큘럼에 추가하려고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 MBA는 어떨까. ‘최고 수익이 최고 미덕’이라며 눈앞의 수익만을 좇던 하이에나들이 금융위기를 통해 드러나지 않아서였을까.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기업 홍보 전략의 하나쯤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기업들처럼 MBA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aSSIST에서 윤리·인문 경영 관련 강좌를 강의하고 있는 여현덕 교수는 “우리나라 MBA의 경우 윤리교육을 구색 맞추는 정도로 생각한다”고 지적했고 이상민 한양대 MBA 교수 역시 “기업윤리에 대한 인식이 기업 현장이나 학교 모두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한파 속에서 중소기업의 피를 말렸던 KIKO 사태와 극단적인 노사 갈등, 금융기관과 대기업 간의 부당거래 소식 또한 심심치 않게 들려온 것이 사실이다. 기업윤리가 한국 사회에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는 학교에서 길러낸다. 최고 고등교육 기관인 MBA가 앞으로 배출해 내는 인재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DNA를 심어 나가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잊은 월가를 향해 “자신들의 의무를 생각하지 않는다. 월가의 탐욕과 이기심이 야기할 잠재적 재난을 다시는 겪어선 안 된다”며 꾸짖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기업의 윤리의식 부재가 야기할 재난을 겪지 않기 위해선 우리나라 인재양성소인 MBA도 이제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