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식서 “저보다 훌륭한 총장 모시겠다” 밝혀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이 총장으로 와서 대학을 발전시키길 바란다.”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채훈관 영동대 총장(48·사진)이 연임할 뜻이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채 총장은 지난 3일 열린 개교기념식에서 “이번 임기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대학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연임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유를 채 총장은 “대학이 성장하려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저보다 더 훌륭한 분이 총장으로 와서 대학에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설립자 김맹석 학교법인 금강학원 이사장의 외아들로 지난 2002년부터 영동대를 이끌었다. 그간 학교경영에는 관여해 오지 않았던 그였지만, 당시 신입생 등록률이 40%대로 떨어지는 등 영동대의 위기를 두고 볼 수 없어 고민 끝에 총장을 맡게 됐다.

채 총장은 재임 8년 동안 영동대를 안정된 기반에 올려놨다. 40%대에 머물던 신입생 충원률이 2009년 현재 74.8%로 수직 상승했다. 전체 취업률도 7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정규직 취업률은 51.5%. 지방 사립대로서는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대학으로 만든 셈이다.

채 총장은 “대학 경영의 중심을 학생에 두었다”며 “재임 8년간 잘했다고 자평하진 않지만, 학생들을 사랑했다는 점에 있어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채 총장은 재임기간 동안 장학금을 대폭 확충,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현재 영동대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연간 200만원에 달하고, 장학금 수혜율은 71.1%다.

채 총장은 “기존 성적장학금에 영어성적과 자격증 등에서 성과를 내면 장학금을 더 얹어주는 장학제도를 실시했다”며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면서도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장학제도”라고 설명했다.

채 총장은 퇴임 후 학교법인 금강학원 이사직을 계속 맡으면서, 법인의 수익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법인의 재정확충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법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수익을 창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새로운 총장이 오시면 8년간의 재임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은 하겠지만, 간섭할 생각은 없다. 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늘리는 데 힘쓰고, 경영은 새 총장에게 맡길 생각이다.”

영동대는 신임 총장 인선을 위해 교내·외를 막론하고 추천을 받을 생각이다. 지난 10일 교수·직원·학생 대표 등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가 오는 12월 15일까지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아 한 달여간의 심사를 진행한다. 법인이사회는 총추위로부터 3배수에 해당하는 후보 3인을 추천받아 이 중 한명을 내년 1월말 총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 채훈관 총장은...

1962년 충북 청주 출생. 청주 세광고와 경희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충북대 대학원 건축공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대자개발(주)대표이사를 거쳐 2002년 영동대 총장에 올랐다. 금강학원 사무국장·법인이사를 맡아 학교법인에도 관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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