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중요한 대학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지난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송도 신캠퍼스 이전, 국립대학 법인전환, 인천전문대학과의 통합 등 중요한 과제들이 개교 30주년을 맞아 해결의 가시권에 와 있다. 인천대의 역사에서 2009년은 획기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안경수 인천대 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안 총장은 임기 1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자부했다. 지난 1년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안 총장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UI 비전 2020’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국내 10위권, 세계 100위권의 명문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안경수 총장. 그를 만나 지난 임기 동안의 이야기와 ‘제2의 창학’을 시작한 인천대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총장 취임 1년이 지났다.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지난 1년 동안 인천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점프, 비상을 했다. 한마디로 ‘제2의 창학’이다. 전문대학 통합과 관련, 양 대학 간 최선의 통합방안을 수립했다. 현재 통합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11월에는 통합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한 달 동안 송도캠퍼스 대이전도 별다른 문제 없이 완료, 2학기부터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종합대학으로 새 출발도 했다. 이제 남은 중요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와 교과부 등 관련 부처의 협조와 동의를 얻어 마무리 짓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인천전문대와의 통합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총장께서 구상하고 있는 통합계획은.


“전문대와의 통합 추진은 지난 1995·199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995년은 대학에서 반대, 1999년은 양 대학이 찬성했지만 수도권정비법 때문에 무산됐다. 올해도 전문대학 교수님은 다수가 찬성했다. 하지만 전문대 집행부의 반대로 협의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는 양 대학 통합협의회가 주관, 장기간에 걸쳐 최선의 통합방안을 마련해 신청했다.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의 기본원칙은 기존의 유사중복학과를 과감히 통폐합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의 숙원이었던 사범대 신설을 통해 지역의 중등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인재도 양성할 계획이다.”


-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인천지역은 4년제 대입정원이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인천대와 인천전문대가 통합하면 1만2000명이 된다. 완전한 종합대학이 되는 것이다. 열악한 고등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통합이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통합을 통해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첨단 학문분야 학과 신증설과 지역사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도시, 문화예술 분야 등의 학과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것이다.”


- 대부분 통합대학이 통합 후 2~3년 동안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통합 후유증’에 따른 대책도 세우고 있는가.


“인천대와 인천전문대학은 30년 이상 각각 다른 교육목적으로 운영됐다. 따라서 통합에 따른 갈등이 전혀 없을 순 없다. 어느 정도의 갈등은 창조적 변화를 위해서는 필요하다. 이번 통합은 양 대학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해 그동안 충분한 논의와 구성원의 동의절차를 바탕으로 결정한 선택이다. 앞서 양 대학은 지난 1994년 시립대로 전환을 성공적으로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통합에 따른 갈등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이다. 특히 전문대학 교수님들은 2015년이 되면 153명 중 35명의 교수가 정년이 된다. 2017년에는 53명의 교수가 정년이 된다. 향후 우수한 신임교수로 채워지면 5~6년 이내 교수 간의 갈등은 완전 해소될 것으로 본다.”


- 2006년 4월 교과부와 국립대 법인화 MOU를 맺었다. 법인화 추진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정기국회에서 입법절차가 완료될 것을 전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 새로운 모습의 대학으로 출발할 것이다. 법안이 확정되는 대로 ‘법인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 법인화에 필요한 모든 행정·재정적 제도나 조직을 새로 정비할 계획이다.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인천시의 지원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대학운영비를 법인 후 5년간 매년 300억원씩 총 15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두 번째는 대학발전기금을 법인화한 후 6년차부터 10년간 매년 2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조성한다. 다음은 대학발전기금과 수익용재산 총 1154억원을 10년간 균등 분할해서 반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2캠퍼스 부지 12만평, 유수지 3만3000평 제공으로 재정의 증대와 안정화를 이룰 것이다. 대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교수와 연구 분야의 과감한 개혁과 교육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 송도캠퍼스 이전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 ‘동북아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을 표방하고 있는데 지리적 여건을 이용한 대학발전 계획은.


“인천은 동북아 물류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송도는 외국의 명문대학과 연구기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향후 인천이 IT·BT·NT 분야 등 첨단산업의 허브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장점을 살려 인천대를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육성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학 분야 특성화다. 거대한 중국 시장 관련분야의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송도국제도시에 필요한 첨단산업의 인재양성을 위해 IT·BT·NT 분야의 이공계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 근대화의 근원지인 인천의 뿌리를 찾는 인천학·동아시아학 교육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 약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약대 추진계획과 인천대의 강점이라면.


“인천대는 지난 6월 약학대학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 그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내년에 국립법인화의 전환과 더불어 지역거점대학으로 성장할 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약학대학은 인천대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지역적으로 인천대는 송도 국제도시의 첨단 바이오단지와 의료복합단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설 기업이나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나 기술교류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 대학의 약학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기초연구 기능이 함께한다면 관련분야의 학문발전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한 송도지역 첨단산업 분야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 남은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인천대는 장기발전 계획인 ‘UI비전 2020’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국내 10위권, 세계 100위권의 명문대학으로 진입시킬 큰 그림을 갖고 있다. 특히 UI비전 2020을 통해 대학 특성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특성화 분야는 동북아 국제통상 및 물류특성화(국제물류 전공 신설)와 응용기술 융합 특성화, BNT기반 생명과학분야 특성화(생명과학부 증설·약대신설), 거점대학으로서의 지역학 및 도시학 특성화(도시과학대 신설)다. 또한 송도지구 11공구에 제2캠퍼스인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 이곳에 해외 명문대 분교 5개소, 유명 연구소 분원 3개소를 유치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 공동학위제 시행을 통해 대학의 글로벌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구상이다. 구체적인 성과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대, 영국 플리머스대, 벨기에 겐트대와 분교 설립 협정을 체결했다. 더불어 미국의 세계적 연구소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분원을 송도 글로벌 캠퍼스에 설치하기 위한 사전 협정도 체결했다. 내실 부분에서는 기초교육원을 통합, 교양교육 강화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을 증진시키고 연구역량이 뛰어난 국내외 교수를 영입해 연구와 교육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교수평가제도 획기적으로 개선, 연구역량이 뛰어난 상위 10% 교수에게는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하위 30% 교수에게는 승진이나 연구비, 호봉승진에 영향을 미치는 불이익을 주는 제도 도입으로 연구와 교육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 안경수 인천대 총장은...


1949년 경북 대구 출생. 1972년 영남대 토목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 인하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광역도시계획협의회(건설교통부)위원을 엮임했다. 1982년 인천대 토목공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기획처장, 학생처장, 교수평의회 의장, 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8년 7월 인천대 총장에 취임했다. 

정리 = 이정혁기자,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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