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낮고 외부비판 고려” … 7개 사립대모임에서 빠져

연세대가 ‘그들만의 리그’를 떠났다.

지난 2005년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7개 상위 사립대가 입시 관련 사항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시작하면서 타 대학들의 맹렬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7개 대학의 공동 △입학설명회 개최 △대입전형안 발표 등을 두고 대학가는 “학생들의 서열 의식을 조장한다”, “그들만의 리그다”, “7개 대학의 의견이 전체의 것처럼 보여 유감이다”라고 표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학가의 차가운 반응에도 7개 대학은 매년 입시 때마다 꾸준히 전국을 돌며 공동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변함없는 단결력을 과시했다. 우리나라에서 7개 대학이 차지하는 위치가 높은 만큼 공동입학설명회에 대한 수험생·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런데 무슨 연유인지 올해부터는 공동입학설명회 등에서 연세대의 모습을 도통 찾아볼 수 없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특히 연세대의 부재는 2010학년도 정시모집을 앞둔 최근 더욱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이태규 연세대 입학처장은 “효율성면에서 개별 입학설명회가 낫다고 판단 돼 빠지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처장에 의하면 처음 7개 대학이 공동 협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입학처장들 간의 친분이었다. 입학처장들끼리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동입학설명회를 개최하면 보다 효과적이지 않겠냐는 판단에서 힘을 모으게 됐다는 것이다.

대학가에서는 특히 7개 대학의 친분·협력이 지난 2006년 고교등급제 논란을 함께 거치며 더욱 강화됐다고 본다. 그러나 이 같은 7개 대학의 협력은 ‘친분’에 의한 비공식적인 것인 만큼 단결력이 강한 한 편, 다양한 외부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

이 처장은 “외부에서 7개 대학이 몰려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었다”며 “이에 따라 공동입학설명회를 하더라도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등의 공식적인 모임을 통해 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처장은 외부 비판이 7개 대학 모임에서 빠지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핵심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며 “공동입학설명회에서는 한 대학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2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 번 방문했으면 2시간 정도를 확보해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처장은 “입학설명회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선택이었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며 “정중히 의견을 전달하고 모임에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세대의 입장을 존중, 나머지 6개 대학은 내부 비판이나 분열 없이 지속적으로 공동 협력해 나가고 있다. 재정 감축, 홍보 효과 증대 등 공동입학설명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개 대학은 올해 상반기 해외 공동입학설명회를 개최한 것에 이어 2010학년도 정시모집을 앞두고도 오는 25일까지 전국 5개 도시에서 설명회를 진행한다.

한편 공동입학설명회에 대한 대학가의 의식도 차츰 변화돼 최근에는 7개 대학 외 타 대학들의 협력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올해부터 ‘4개 거점국립대학 공동입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는 경북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 2007년부터 협력을 시작한 동아대·부경대·부산대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대학들은 “보다 효과적인 학생 유치를 위해 공동으로 힘을 모으게 됐다”며 “공동입학설명회는 수험생·학부모들의 진학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단독 설명회보다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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