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것은 푸른 산, 맑은 물

한 걸음에 탐욕을 버리고, 한 걸음에 성냄을 버리고, 한 걸음에 어리석음을 버린다는 삼보일배 수행.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장장 64일 동안 800리 길로 이어졌던 이 수행이 막을 내렸을 때, 수행자들과 함께 박수를 받을 만한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삼보일배의 숨은 일꾼, 황형원군.(명지전문대 전기공∙2) 황군은 한 달간 삼보일배 고행길에 동참하면서 수행자들의 뒷바라지를 책임졌다. 황군이 담당한 일은 진행팀 선발대의 천막요원. 수행자들의 노고에 비하면 한없이 작게 느껴지는 일이지만 황군은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누가 나를 알아주고, 잘 한다고 격려해주고 전 이런 것들 원치 않았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다는 데에 감사드릴 뿐이죠.” 삼보일배 고행길, 듣기만 해도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 느껴진다. 황군이 스스로 이 고행에 뛰어든 것은 변화를 위해서였다. “신문에서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를 접한 순간, 한 번 부딪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별 의미 없이 살았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지면서 제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부모님 또한 제 결심에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셨고 과감히 새로운 세계를 향해 뛰어들었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고행을 마친 황군에게 낙이 찾아왔다. 바로 자신이 꿈꿨던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목표 없이 방황하던 흔들림의 삶에서 환경운동을 위한 뚜렷한 목표와 신념의 삶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환경운동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환경운동은 아주 쉬운 것이라 생각해요. 저처럼 큰 사건이나 계획에 동참해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일상에서 환경운동을 할 수 있죠. 담배꽁초 아무데나 안 버리기, 쓰레기 줍기 등과 같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 삶은 분명 더 좋아질 거예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던 삼보일배는 끝이 났다. 하지만 푸른 산, 맑은 물을 꿈꾸는 한 아름다운 청년의 삼보일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한 걸음마다 내어던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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