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력체제 강화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해외로’

방학을 맞았음에도 캠퍼스는 교수·학생들의 연구·학습 열기로 활기가 가득하다. 특히 최근에는 방학을 대학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호기로 인식, 총장들 역시 학기 중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어 주목된다. 학사 업무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은 방학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포부다. 이에 따라 이번 겨울방학에도 각 대학 총장들은 네트워크 확대, 구성원·동문들과의 교류 강화 등에 힘을 쏟으며 분주하고 활력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표 참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박차’

최근 폭넓은 네트워크가 대학의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결정적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방학 중 총장들은 대외 협력·교류 확대·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외 기관과의 협력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현지 방문이 요구되는 만큼, 방학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기로 인식되고 있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방학을 맞아 최근 우리나라와 400억 달러(한화 약 47조원) 규모의 원전 수출 계약을 체결한 아랍에미리트에 교육·연구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 총장은 우선 지난 13~14일 아부다비에 위치한 칼리파과학기술연구대(KUSTAR)를 방문,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벌였다.

김윤수 전남대 총장도 지난 8~12일 학내 보직 교수들과 미국을 방문, UC어바인·유타주립대 등 2곳과 교수·학생·문화·예술교류, 공동연구 등을 골자로 한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또 UC리버사이드와는 향후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다져놨고 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 등 미주 지역 내 국내 기업체들과는 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두 대학 총장 외에도 김대성 경성대 총장은 지난 8~12일 베트남을 방문해 호치민국립대·호치민국립음악원 등과, 오장원 광주여대 총장은 12일 중국 베이징국제경무연수대와 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또 박영식 가톨릭대 총장은 15일 영국 리버풀호프대와 교류협약을 재체결, 더욱 긴밀한 협력에 대한 의지를 다졌고, 오영교 동국대 총장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뉴욕스토니부룩대·위스콘신대·UCLA 등과 향후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서순팔 전남대 기획처장은 “학기 중에 해외에 방문하면 학사 행정 등의 영향으로 한두 가지 일정만 마치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전남대의 경우 지난 학기 중 방학 때 방문하거나 협력을 체결할 대학·기관과 사전 교류·협의를 마치고 이달 8~12일 직접 미국으로 가 체계적으로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방학을 활용해 해외 대학·기관에 방문하면 시간적·재정적으로 엄청난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보다 집중적으로 네트워크 확충에 주력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교수·직원·학생·동문들과 ‘스킨십’ 강화

방학 중 교수·직원·학생·동문 등 대학 구성원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만나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는 총장들도 많다. 구성원들이 대학에 대한 자부심·주인의식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학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종욱 서강대 총장은 이번 겨울방학 중 동문들과의 관계 강화에 각별히 힘쓰고 있다. 동문들과 대학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 △발전기금 모금 △재학생 사회 진출 등을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이 총장은 오는 20~22일에는 교수세미나에도 참석해 전 교수들과 학교 발전을 위한 의견을 교류하면서 결속력을 다질 계획이다.

김동진 서강대 홍보팀장은 “그동안 서강대에는 동문들이 ‘서강’이라는 이름으로 뭉칠 수 있는 공식적인 행사·활동이 다소 부족했다. 올해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이 총장이 직접 동문들 간 모임을 추진하면서 모교에 대한 관심·자부심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더불어 교수세미나는 연례적인 행사지만 이 총장이 최근 동문들은 물론, 교수들과의 스킨십 강화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입생·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친밀도를 높이고 사랑·격려의 마음을 전하는 총장들도 있다. 전호종 조선대 총장은 지난 8일 올해 수시합격생들을 대상으로 개설된 ‘2010학년도 예비대학생 Winter Camp’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전 총장은 “여러분이 조선대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인공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신입생들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나타냈다.

고려대·숭실대·국민대 등도 구성원들과의 관계 강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지난 11일 경영학과 동문 부부와 접견, 5억 원의 발전기금을 기탁 받았으며 김대근 숭실대 총장은 12일 총동문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동문들에게 대학 발전 계획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참여·관심을 요청했다. 또 이성우 국민대 총장은 지난 7~14일 신입 교원 채용 면접에 참여해 새로 채용될 교수들과 첫 대면을 가졌고 오는 21일에는 총동문회 신년하례회에서 동문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신학기 준비에도 ‘만전’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구성원들과의 결속력 강화와 함께 새 학기 준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10년은 많은 대학들이 중장기 계획의 완성 시점으로 삼은 해인만큼, 이번 겨울방학에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총장들의 열정도 남다르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송도 국제캠퍼스 개교 준비로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는 3월 국제캠퍼스 1차 개교를 앞두고 캠퍼스 운영·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관한 회의가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매일같이 이어지는 회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캠퍼스에 관한 세밀한 사항들까지 김 총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국제캠퍼스의 성공적 개교·운영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전했다.

유병진 명지대 총장도 막바지에 달한 인문(서울)·자연(용인)캠퍼스 내 건물 신축·리모델링 공사를 일일이 챙기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는 3월 준공을 앞둔 인문캠퍼스 방목학술정보관(도서관)의 개관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또 박철 한국외대 총장도 내년 완공될 용인캠퍼스 제2기숙사 신축, 2012년 완성될 용인 영어마을 설립 등으로 분주한 방학을 보내고 있다.

한 대학 비서실장은 “시대·사회 변화와 함께 총장들의 방학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한 학기가 끝나면 숨 돌릴 틈 없이 바로 다음 학기, 다음 해, 10년 후를 준비해야 한다”며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총장들이 방학 중에도 사적인 생활을 접고 대학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민현희·김형·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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