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서강대 총장 "21세기 학문융합 모델 제시할 것"
이종욱 서강대 총장 "21세기 학문융합 모델 제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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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50주년을 맞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대학 모델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제 대학도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춰 진화해야 해요”

서강대 역사상 첫 모교출신 총장으로 지난해 6월 부임한 이종욱(64) 서강대 총장이 자신있게 밝힌 포부다. 오는 4월 서강대는 개교 50주년을 맞는다.

이 총장은 개교 50주년 기념식에서 ‘21세기형 대학 모델’의 청사진을 발표하기 위해 요즘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 총장은 “서강대에서 배우고 가르치며 일생을 바쳐 누구보다 ‘서강다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서강 DNA’를 계승·발전시켜 21세기를 선도하는 새로운 서강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꿈꾸고 있는 서강대는 어떤 모습일까. 이 총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미래 50년을 향한 비전, 서강대 현안에 대한 총장의 의견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개교 50주년을 축하한다. 서강대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재원 마련이 가장 시급할 텐데.
“맞다. 서강대 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재정확보다. 서강대는 해법을 찾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대학 연구 성과로 수익을 창출해 내는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주식상장?이익배당 등으로 재정을 튼튼히 할 생각이다.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대학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학 모델을 만들 것이다. 이미 지난해 7월 기술지주회사 1호 ‘에스메디’를 설립했으며 2~3년 후에 나스닥·코스닥 등에 상장할 계획이다. 서강대는 ‘에스메디’에 9000만원을 투자해 현재 45% 지분을 소유한 상태다. 에스메디가 상장된 후 가치가 올라가면 초기 투자금은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에스메디’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에스메디는 암, 알츠하이머 병 등의 방사선 진단 시약과 제조장비를 만드는 회사로 매년 30억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방사선 진단시약을 인체에 투여하면 암 종양이 있는 곳에 달라붙어 촬영을 해 수술 후 암세포가 치료됐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서강대 교수가 이 기술의 특허를 갖고 있으며 CNN에도 ‘놀라운 기술’이라고 보도됐다. 현대아산병원에 시약 생산설비를 갖췄으며 오는 2011년 경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벤처회사가 상장되면 시가총액 2000억은 금방 달성된다. 연 매출 1500억원정도는 가능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서강대가 할 일은 에스메디를 이을 제2, 제3의 기술지주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 최근 ‘서강라면’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진행상황은.
“서강대는 기존 라면에서 기름을 빼낸 다이어트 라면인 `서강 라면`을 발표했다. 시식회도 열었는데 반응이 좋더라. 서강대는 라면 하나에서 지방 18g을 줄일 수 있는 특허를 현재 갖고 있다. 제2 기술지주회사인 ‘서강푸드(가칭)’를 세울 계획이였는데 리스크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대기업의 생산라인을 하나 빌리기로 했다. 땅 사고 공장 짓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고려됐다. 라면 생산 기업 중 하나와 계약을 체결하려고 추진하고 있다.”

- 이제 임기 7개월이 지났다. 그간의 소회를 밝힌다면.
“힘들지만 재밌다. 재정, 국제화 지수, 강의의 질 개선 등 앞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서강대를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저한테 주어진 점이 감사할 따름이다. 솔직히 총장에 취임한 후 학생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사학과 교수가 총장이 돼서 펀드레이징을 할 수 있겠느냐는 등 의심의 눈길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니까 돈은 저절로 모였다. 지난 임기 7개월간 230억원 이상을 모았다. 짧은 기간에 이 정도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한 총장은 서강대 개교 이래 처음이다고 하더라. 지금은 욕심이 생겨서 제2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

- 서강대는 신촌캠퍼스 공간이 협소하다. 제2캠퍼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남양주시에서 서강대를 원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현재 ‘GERB(Global Education, Research, Business) 시티’라는 명품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서강대는 바로 ‘GERB 시티’ 내에 82만여 ㎡ (약 25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를 조성할 생각이다. 오는 2015년 개교를 현재 목표로 하고 있다. 신촌캠퍼스보다 5배나 큰 규모의 GERB 캠퍼스에서 새로운 융합학문을 선보일 계획이며 새로운 사람들이 모이게 될 것이다.”

- 새로운 융합학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요즘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 업종이 바로 IT와 문화 콘텐츠 분야다. 10년 전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분야다. IT혁명에 발맞춰 IT와 기계?전자?생물?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한 새로운 유형의 전공이 바로 21세기가 원하는 학문이다. 변화하는 세상에 필요한 인재를 융합대학원에서 길러낼 것이다. 서강대는 원래 인문학적 소양이 강한 대학이다. 서강대 출신인 박찬욱 감독이 철학을 배우고 영화와 만나 세계적인 감독이 됐다. 인문학과 예술, 과학을 함께 공부해 문화 산업을 이끌어나갈 인재를 배출해낼 생각이다.”



- 총학생회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총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학교가 나서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총학생회 선거 결과가 부당하다는 탄원서를 학생들이 직접 제출해 학교가 나서게 됐다. 지난 12월에 선거를 두 번이나 치루는 등 총학생회 선거가 잡음이 많았다. 선거 규정상 투표율이 50% 이상이 넘어야 선거 결과가 인정되는 데 두 번 다 넘지 못했다. 후보자들 스스로도 선거기간에 투표율이 50% 못넘으면 무효니까 제발 투표해 달라고 독려했다. 총학생회 선거가 무효라는 것은 후보자 자신들도 알고 있다. 스스로 정한 기준은 스스로 지켰으면 하는 게 총장의 생각이다. 다시는 이런 경우가 없도록 장학지도위원회를 열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오는 3월에 다시 선거할 기회가 있다.

 

 


■ 이종욱(64) 총장은 = 1946년 경기 파주 출생. 이종욱(64) 총장은 모교 출신 첫 총장이다. 이 총장은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사 석사와 박사과정 모두 서강대에서 마쳤다. 지난 1985년에 서강대 사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박물관장·교무처장·연구처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신라의 역사' '화랑' '대역 화랑세기' '민족인가, 국가인가?' '춘추' 등 20여 권이 있으며 지난해 6월부터 서강대 제13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신라 전문가인 이 총장은 최근 종영된 선덕여왕의 ‘미실’을 최초로 발굴해낸 학자로 화제를 모았다.

대담 : 이인원 회장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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