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학위·군장학생 등 혜택 무기로 발 넓혀


사이버대가 군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경상담학과 등 군과 관련된 학과를 내세워 진출하는가 하면, 사병에 대한 장학금과 맞춤형 강좌 등을 통해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원격대학협의회 차원의 공동행동도 눈에 띈다. 특히 학사학위 수여가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사이버대 군경상담학과는 지난 17일 육군 제8293부대와 자매결연을 했다. 군경상담학과는 군내 심리상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개설된 학과로, 군복무 중인 사병과 잘 맞는 학과로 평가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군 간부 및 사병들은 상담기법교육 및 인성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군에서 받게 된다. 이정원 군경상담학과장은 “최근 들어 군 복무환경이 장병들의 교육을 적극 지원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사이버대는 지속적으로 군장병의 부대적응 문제해결 및 제대 시 사회 재적응을 위한 다양한 인·적성검사, 진로상담, 직업상담 및 기타 효과적인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했다.

한양사이버대는 지난달 24일 육군 제27보병사단(사단장 소장 전인범)과 학·군 교류 협약식을 맺었다. 여홍구 부총장을 비롯, 교내 보직 교수들이 대거 나섰다. 협약에 따라 한양사이버대는 27사단 장병들의 위탁교육을 수행하게 됐다. 장병들에게 평생교육원 자격증 과정과 국제어학원 어학과정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장병들이 원하는 맞춤형 강좌도 제공한다. 여홍구 부총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이런 관계를 다른 부대로도 확대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군부대와의 협약을 늘려 갈 것을 시사했다.

군부대원이 사이버대를 수석 졸업하는 경사도 있었다. 육군 특전사 흑표부대 김웅일 중사는 지난달 열린 세종사이버대 졸업식에서 애니메이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입대한 김 중사는 지난 2006년 당시 과수석으로 입학한 후 4년 내내 장학생으로 사이버대를 다녀 결국 학사학위를 받았다.

원격대학협의회 차원의 대규모 군 협약도 잇달아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육군과 협약을 맺은 원격대학협의회는 지난달 공군과 ‘학·군 협동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공군은 공군참모총장 추천으로 공군 장병과 군무원을 사이버대에 군 위탁생 신분으로 정원외 입학시킬 수 있게 됐다. 군 위탁생 편입학 시 다른 대학 또는 군내 교육기관(국방대·공군대학·합동참모대학 등)에서 이미 취득한 교과목의 학점은 유사전공분야에 대해 19개 전체 사이버대가 인정해 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이 눈에 띈다.

사이버대의 군부대를 향한 적극적인 행보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데에 의미가 크다. 학령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온라인 학습’과 ‘학사학위’를 무기로 군부대라는 새로운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것. 특히 학사학위까지 수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방송통신대의 경우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지만, 시험은 오프라인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손을 못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철 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사이버대의 등록금이 싸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점이 군의 현실과 잘 맞는다”면서 “군에서도 ‘적은 경비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예산·인력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특히 온라인 영어교육 등이 적극 추진되면 전망은 더 밝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