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생각] "한식의 가치 높여 세계화 앞장"
[사람과 생각] "한식의 가치 높여 세계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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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주 재능대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스테이크 옆에 나물이 놓이고 디저트로 푸딩이 아닌 한과·떡이 나온다면?’ 

최덕주 교수는 “요리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MBC 무한도전 팀이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광고를 싣고 한식재단이 출범하는 등 한식 세계화 바람이 부는 요즘 “너무 닫아 두기만 해서는 한식의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최 교수의 지론이다. 


늘 변화하는 요리처럼 그녀의 삶 역시 변화의 연속이었다. 유도선수에서 호텔 요리사로, 호텔 한식조리장에서 교수로…. 그녀는 허리 부상으로 수년간 해 오던 유도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운동선수들은 보통 한우물만 파기 때문에 (부상 등으로) 운동을 못하게 될 경우 많이 헤맵니다. 더 뻗어나갈 수 없을 때 제게 필요한 것은 결단이었어요.”

스무 살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조선호텔에 들어가면서 그녀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아버지가 종손이었던 까닭에 집에 항상 손님이 많았고 음식 냄새가 끊이지 않았어요.” 최 교수가 요리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호텔 주방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호텔에 여자 조리사가 전무했습니다. 조리업 자체가 고되고 체력을 많이 요했기 때문이죠.” 편견을 깨고 싶었던 그녀는 남보다 더 바삐 움직였다. 그런 와중에도 학업을 계속했다. 운동이 그녀에게 가르쳐 준 것은 “어떤 일이든 가장 단순하고 가장 정확한 방법은 '성실'”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운동으로 못 이룬 국가대표의 꿈을 요리 분야에서 이뤘다. 하지만 국내외 대회에서 승승장구할 때 그녀는 직업을 바꾸기로 마음먹는다. 한식 세계화에 앞장설 인재들을 길러내고 싶은 바람 때문이었다. “제가 가진 능력보다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받은 것을 선배들에게 다시 되돌려줄 수는 없고(웃음), 후배들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8년 신설된 호텔외식조리과는 지난 2년 동안 선풍을 일으켰다. 뉴욕에서 열린 제1회 '세계한식요리경연대회'에서 새내들이 1등 상인 황금무궁화대상을 타고,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제5회 국제양생약선요리경연대회’에서 단체전 대상을 탔기 때문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은 교수를 믿고 교수들은 학생을 믿으며 달려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력 30년 이상의 조리사, 특급호텔 조리사들도 참가한 뉴욕 대회에 그녀는 1학년 학생들을 데리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회를 준비하며 30도가 넘는 조리실에서 그해 여름을 다 보냈다. “누군가는 우리에게 시기상조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학생들에게 꼭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또 “맘껏 해 보라”는 이기우 재능대 총장의 지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자격증이 많거나 경력이 풍부한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 팀이 중점을 둔 것은 뉴욕에 사는 한인 교포를 위한 음식이 아닌 ‘외국인을 위한 한식을 만들자’는 것이었죠.”

시험장에는 출전 선수 이외에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 “창 밖에서도 우리 학생들이 당황해하는 것이 역력히 보였어요. 그래서 야구 코치가 선수에게 하는 것처럼 사인을 보냈어요.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늉을 하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옆에 있는 물을 한 잔 마시고 한숨 쉬는 시늉을 하고….” 그러자 학생들이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중국 대회에서는 야심차게 준비했던 주요 식재료를 빼앗기는 위기가 닥쳤었다. “한 달 전만 해도 통과됐던 재료들이 (베이징올림픽으로) 삼엄해진 경계 탓에 모두 공항에서 거부됐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식재료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밤새 밑 작업을 했죠. 중국에 3일인가 머물렀는데 잠잔 시간은 2시간 정도밖에 안 될 거예요.” 보양 음식의 본토인 중국을 물리치고 당당히 대상을 차지한 것도 훌륭했지만, 역경을 이겨냈기에 그들의 우승은 더욱 빛났다.

이러한 학생들의 선전은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졌다. 특히 재학생인 이민 씨를 두바이 7성급호텔인 버즈알아랍호텔 조리사로 취업시킨 일은 큰 화제가 됐다. 학생 개인의 능력도 훌륭했지만 교수진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쉼 없이 달려온 최 교수, 그녀의 앞으로 계획은 뭘까. 역시 ‘한식 세계화’가 그녀에겐 가장 큰 과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식은 싸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김치찌개를 만 원 받으면 난리가 나지만 파스타가 1만2000원이라고 하면 그냥 돈을 내지요. 그러나 서양 음식과 원가를 비교해 보면 결코 한식이 뒤지지 않아요. 한식의 가치를 국민 스스로 지키려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정부 혹은 대기업 주도의 ‘한식 세계화’가 아닌 학생, 교수들과의 연구로 ‘한식 세계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최덕주 교수. 이제 또 다른 타이틀이 그녀에게 붙여져야 할 것 같다.

그녀는 한식 세계화의 진정한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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