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먼저 다가가 학생보듬어야 사제의 정 돈독해진다

“전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해 큰 실망감을 느낀 아이들이 많습니다. 예민한 청소년기에 상처를 받았던 이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 이상의 보람이 있을까요.”

양한주(58,기계공학과) 동양미래대학 교수는 이번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양 교수는 30년 동안 전문대학에 몸담으며 우리나라 전문대학교육과 직업교육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95년부터 3년 동안 전문대학종합평가기준개발 및 평가위원직을 역임, 99년에는 한국전문대학교육연구학회를 창립해 현재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양 교수는 “전문대학 교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 보다 잘 한 사람도 많은데 제가 수상을 하게 돼서 주위 사람들에게 부끄럽다”며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많이 도와준 덕분인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양한주 교수는 항상 교수가 먼저 학생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교수-학생 간의 거리감을 좁히고 친근감이 형성되면 학생들은 교수를 부모 이상으로 믿고 따른다고 말다.

양 교수는 “학생은 교수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항상 약자 보다는 강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다가가야 한다”면서 “항상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미래대학은 양한주 교수가 학생처장으로 있을 당시 일주일에 1시간씩 교수 1인당 1클래스를 배정해 진로교육을 도입·실시하고 있다. 양한주 교수는 전문대학 교수는 연구 보다 학생 교육에 치중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 교수는 “반 아이를 지도하다 보면 학생들이 부모님 말씀은 안 들어도 교수 말은 듣는 경우가 있다. 성적관리부터 일상생활, 가정환경 등 모든 것을 숨김없이 얘기 한다”면서 “아이들의 부모 역할을 내가 하는구나라고 느낄 땐 엄청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30년 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고 했다. 양 교수는 학생처장으로 있을 당시 총학생회 복지부장으로 활동하던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업무상으론 학생처장과 운동권 학생으로 대립관계였지만 학업에서만은 스승과 제자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회고했다.

양 교수는 “90년대 학생처장직을 수행할 당시 잦은 학생운동으로 수업 진행도 어려운 상황 이었는데, 그 학생이 내 수업만은 항상 출석해 맨 앞에서 수업을 듣곤 했다”면서 “학업을 포기할 것 같았던 학생이 무사히 학기를 마치고 현재 자기 사업도 열심히 잘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스승도 있을 것이다. 양한주 교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이 누군지 궁금했다. 양 교수는 초등학교 2학년 무렵으로 당시 담임 선생님의 영향으로 지금 교직에 몸담고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한 학년에 한 클래스밖에 없는 시골학교에 다녔는데 당시 초등학교 2학년 여선생님이 항상 기억에 남아 있다”며 “선생님은 늘 ‘너는 서울에 가서 공부를 해야 된다, 꼭 선생님이 될거다’라는 말을 해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양 교수는 “그 말에 감동을 받아 항상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바른 삶을 살았던 것 같다”며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살 수 있는 동기부여가 돼주신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늘 교직에 있음을 행복으로 느끼고 학생들과 호흡할 때 항상 보람을 느낀다는 양 교수는 끝으로 학생들에게 정직한 삶을 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주위로부터 인정받고 싶으면 정직해야 하고 그 다음이 능력”며 “내가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고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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