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순 한국지적장애교육학회 신임회장 … “대학특례입학·직업교육 등 절실”

“지적장애인과 일반인 서로가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슬기를 키워가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적장애인들의 고등교육 기회 보장에 관한 전 사회적 노력이 요구됩니다.”

김남순 한국지적장애교육학회장(조선대 사범대학장)은 “지적장애인들의 고등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영원히 분리돼 살아갈 수 없는 한 사회 구성원인 만큼, 서로가 따뜻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적장애교육학회는 지난 1974년 지적장애인 교육 방법론·방향 모색 등을 목표로 설립됐다. 현재 총 300여 명의 회원이 △지적장애학생 교육 △지적장애학생 교육자료 개발 및 보급 △특수교육교사·전문가·학부모 교육 △특수아 교육심리진단(상담)사 양성 등의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초 임기 2년의 신임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학습 기회 제공이 일상화돼야 한다. 드러내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 형식이 아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교육이 이뤄져야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대학은 가장 우선적으로 지적장애인 특례입학제도·학자금 지원 정책 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 대학 입학 이후에는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꾸준하고 밀접한 학습 지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지적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인식 전환 △기업의 고용 불평등 개선 △무의식적 비하발언 시정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고등교육·고용을 확대하고 있는 곳으로는 일본·유럽 등을 들었다. 김 회장은 “일본 기업들은 지적장애인들의 직업 교육을 돕고자 규수지역에 ‘지적장애인 공동 작업장’을 출연해 지원하고 있다. 작업장에서는 직업 코치가 지적장애인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고, 임금의 대부분은 기업이 제공한다”며 “더불어 북유럽의 경우 ‘장애’라는 용어 자체가 장애인들에 대한 또 하나의 차별 대우라고 판단해 학교 교육에서 ‘특수 교육’이라는 말을 이미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교육·투자는 우리 사회에도 큰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지적장애인들에 관한 교육 효과가 매우 크다. 교육에 투자되는 재정 규모와 교육 결과로 얻어지는 효과를 비교했을 때 수익률이 훨씬 높다”며 “지적장애인들을 교육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해주면 이들은 생계보호대상이 아닌 납세자가 되고, 보호자에 대한 별도의 재정 지원도 필요치 않게 된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교육·투자는 그들뿐 아니라 사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 임기 동안 주력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지적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 공정한 교육 기회 확대 등에 힘을 쏟겠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지적장애인들의 삶의 질이 비장애인들에 비해 여전히 무척 낮다. 그들의 여가선용, 각종 정치·사회·경제 활동 참여수준 향상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교육기회는 단순한 접근의 차원을 넘어 과정·결과의 확대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과정의 확대란 보편타당한 환경·기술을 제공해 학습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결과의 확대란 학습 결과에 대한 사회적 대우를 보다 공정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미래의 교사인 조선대 제자들에 대한 바람,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제자들이 사람을 귀히 여기는 지혜·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타인을 소중히 하는 것이 스스로를 소중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고 믿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삶을 살았으면 해요. 개인적으로는 지적장애인들에게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앞서 많은 분들께서 상당한 기초를 닦아 놓으셨지만, 지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스스럼없이 웃고 뛰놀 수 있는 사회를 가꿔가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행복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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