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희 기자(대학팀)

순천대가 임기 중 총장직을 내려놓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장만채 전 총장을 위한 성대한(?) 이임식을 준비하고 있어 학내 반발이 거세다. 차기 총장후보까지 선출된 현 상황에서 대학에 혼란만 남기고 갑작스레 사퇴한 총장을 새삼스레 예우하는 것은 사실상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반응이다. 또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대학을 떠났으면서도 이임식을 고사하지 않는 장 전 총장을 향한 시선도 고울 리 없다.

장 전 총장의 이임식은 오는 8일 학내 70주년 기념관에서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이임식·리셉션 등 총 2부로 나눠 진행되며, 역대 총장·동창회장단·퇴임 교직원·학술장학재단 임원·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전국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관계자 등 학내외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행사에 앞서 순천대는 총 600여 명에 달하는 학내외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고, 감사패·현악단·꽃·기념품을 마련하는 등 이임식 ‘거행’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상당수 순천대 구성원들은 반발한다. 책임감 없는 총장을 위해 이처럼 많은 인력·시간·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부당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 교수들은 “보직자들이 장 전 총장 측근이기 때문에 과도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거나, “학교 스스로가 총장으로서의 책임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꼴밖엔 되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하기까지 한다.

학교도 문제지만, 이임식을 거절하지 않은 장 전 총장의 태도도 문제로 떠오른다. 대학 측에서 이임식을 하겠다고 간청했다 치더라도, 구성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스스로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마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도 장 전 총장은 사퇴 이후 약 한 달간 사표 처리 지연을 이유로 공식 행사에 ‘순천대 총장’으로 얼굴을 내밀어 상당한 비판을 받은 적이 있지 않던가.

‘과정이야 어쨌건’ 장 전 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전남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학내에는 어느새 우리 총장이 교육감이 됐으니 학교도 발전할 것이라며 기뻐하는 구성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그렇지만 순천대, 그리고 장 전 총장은 한 번쯤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물어야 한다. 자신의 입신을 위해 책임·의무를 포기한 총장이 정말 총장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구성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가며 얻은 승리가 진정한 의미의 승리일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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