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창의성 기초 교육투자 우선순위 재고해야

오늘날 대부분 국가의 최대 과제는 괜찮은 일자리 만들기, 즉 청년실업 문제 해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경기회복에 따라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청년층의 고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두 자리에 가까운 청년층 실업률 수치조차 청년층 실업의 심각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청년층(15~29세)의 경우 실업률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56%에 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진학률을 감안하더라도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주지하듯 청년층 실업은 당사자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미래 성장잠재력의 훼손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미래이기도 하다. 청년층 실업은 경기와 관계없이 지속되고 있듯 구조적 문제다. 구조적 요인은 상호 관련되어 있지만, 사회의 고학력자 흡수 능력의 취약성과 고부가가치 부문이 요구하는 인재 공급의 실패로 압축된다. 편의상 수요·공급 측면으로 나열한 것이지만 후자가 보다 근본적 요인에 가깝다.

예를 들어 고학력자의 대표적 수요자인 기업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도 혁신(고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가질 수밖에 없고, 오늘날 기업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따라서 고학력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부문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고부가가치는 (양질의) 아이디어와 관련 있고, 그 원천은 생각의 차이에 있다. 다시 말해 독창성이 혁신의 원천이다.

이런 점에서 고부가가치 부문의 노동력은 '창작자'다.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를 슬로건으로 삼고 있는 애플이 ‘앱 스토어’나 ‘아이 애드’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영업이익 기준 업계 최고에 오르고, 3년 만에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따라서 고학력자 양성소인 대학이 창작자를 만들어 내야 한다. 세계가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을 내용으로 하는 교육혁명, 즉 '피교육자 각각의 컬러를 찾아 주는 동시에 최고의 교육 제공'으로부터 청년층 실업의 해결책을 찾는 이유다.

다양성·자율성을 전제로 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은 초중등교육이 중요하지만, 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대학교육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대학이 먼저 변해야 한다. 사람들은 교육 문제를 언급하면 중장기적 과제로 생각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을 외면하고 있다. 먼저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최고가 아니라 독창성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학생 선발 기준을 최대한 다양화해야 한다.

한 가지 기준으로 줄 세우고 그 기준에서 최고를 선발하는 한 초중등교육은 학생들을 모노컬러로 만들 수밖에 없다. 또한 선발 학생들을 전공의 울타리 안에 던져놓고 방치할 경우 현재의 전공·학과 중심의 교육으로는 표준화된 인재 양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학생들은 전공 중심의 틀 속에서 관성적 따라하기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은 교육프로그램을 최대한 다양화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선발 학생들의 개별 관심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만 한다. 여기서 교육프로그램은 전공의 틀에 갇혀서는 곤란하다.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프로그램 내용은 다양한 전공과 분야의 결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개별 관심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수강지도가 필요하다. 물론 이 같은 대학교육의 변화는 교수와 직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대학이 가진 인적·물적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 부족한 교육재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 또한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가장 좋은 경제정책은 교육정책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