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 엔진 개발로 당당히 젊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숭실대 이준호 교수. 그가 최근 학교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공계 위기를 실감, 이공계 살리기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선 이 교수를 만나봤다. -학교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탁하게 된 계기는. “내가 속한 숭실대 컴퓨터학부는 그래도 명성이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점점 우수 신입생들이 오지 않고 있어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우수 신입생들이 오지 않으면 그 분야가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금이나마 컴퓨터 학부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전기금을 기탁하게 됐다." -컴퓨터학부는 그래도 이공계에서는 안전지대라 할 수 있는데 이 분야도 안심하지 못할 정도로 이공계 위기가 심각한가,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이공계 기피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하나는 좋은 대학 가기이고 또 하나는 안정된 직장 선호 현상이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요즘 학생들의 목적은 당연 좋은 대학 가기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좋은 성적을 받으려 노력하고 학생들은 자연계보다는 인문계가 좋은 성적 받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해 결국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인문계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또 최근 사오정이다, 삼팔선이다 하는 정년불안 문제가 이공계 기피 현상의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서 교사나 공무원이 직업선호 1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때, 직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정성이다. 하지만 이공계분야는 급격한 기술 변화로 인해 항상 연구하지 않으면 언제 잘려 나갈 지 모르는 직업이다. 이 같은 심리적 불안 요소가 이공계 기피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무엇보다 정년보장 문제가 핵심이다. 실제 이공계에서 기술은 5년 이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업이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연봉제 확산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나이에 비례해 연봉이 책정되는데 이는 분명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생산성 만큼 본인이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정년 보장도 가능할 것이다." -성공한 벤처인으로도 유명하다. 요즘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조언을 한다면. "사회가 불안하다고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어찌 보면 합리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분명 대우를 받으며 이공계는 특히 더 그렇다. 학부 때 열심히 한 학생이 결국엔 인정받는 것이다. 취업 걱정할 시간에 성실히 과제를 수행하고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발전기금 기탁 외 이공계 살리기를 위한 다른 계획이 있다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대학들이 연구중심으로 가면서 성과를 강조해 학생들의 교육은 다소 떨어진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밖에 없으며 실력있는 학생들을 키우려면 결국 교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면 취업률도 상승하고 학교 이미지도 좋아지게 된다. 연구성과를 교육현장에서 철저히 가르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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