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대학의 역할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취업사관학교’를 내건 경동대는 단연 돋보이는 곳 중 하나다. 신동진 경동대 총장은 지난 2001년부터 경동대를 끌어 온 인물로, 경동대 발전의 견인차로 꼽힌다. 취임 이후 각종 특성화된 학과개설, 신설대학 종합평가 최다영역우수대학, 평균 90% 이상 취업률 달성 등 지역 대학으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교 졸업생 급감과 함께 지방대들이 위기를 외치는 지금, 신 총장에게 경동대의 성공비결을 물었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 공직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감사원에서 38년간 근무했다. 모든 일에 원칙을 준수하고, 사업이나 시책에 분석평가는 물론 시행착오를 발견해 바로 가도록 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 이런 습관이 총장으로서 대학을 경영·관리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대학은 1997년 설립됐고, 2001년부터 지금까지 총장으로 지내고 있다. 총장으로 재직해 온 기간은 시대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다. 특히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워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신설대학·지방대학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재단과 교직원, 학생들이 합심하고 도와주셔서 총장으로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낸 것 같다.”

- 지방대학이 요즘 많이 어렵다
“고교졸업생이 급감하고 있다. 대학 입학정원보다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도 상당히 어려웠는데, 2015년 이후에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설대학·지방대학일수록 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학 나와야 취업이 잘된다’는 소문이다. 학교 설립 때부터 취업 쪽으로 노력한 결과, 현재 4년제 대학에서는 취업률 1위 그룹 대학에 늘 포함되고 있다.”

- 취업률 최상위권 대학이 된 비결은
“맞춤식 교육을 실시한 게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시대맞춤식 교육’ ‘학생맞춤식 교육’ ‘기업맞춤식 교육’ 등으로 기업에서 재교육 없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왔다. 시대맞춤식 교육은 정보화·국제화에 따른 세계의 추세를 중점으로 하고, 학생맞춤식은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을 갖추도록 영어·중국어·일어 가운데 한 개 이상의 외국어를 선택해 6학기 동안 이수토록 한다. 컴퓨터는 2학기 동안, 본인 전공자격증은 2개 이상 취득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기업맞춤식 교육을 위해 2년마다 산업체 수요조사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과과정을 기업이 원하는 커리큘럼으로 개편하는 주문식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맞춤식 교육은 ‘제대로 된 인성’의 바탕 위에 진행한다.”

- 대학에서 인성교육은 쉽지 않은데
“경동대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게 바로 철저한 인성교육이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도 잘하고, 실력도 있다. 그렇지만 끈기나 타인과의 관계 등 인성 측면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인성은 취업뿐 아니라 취업 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대학의 의무이며, 사회문제라고도 생각한다. 경동대는 1학년 때 들어오면 교양필수로 명심보감부터 가르친다. 매주 1회 C/S 시간을 두어 담임교수제를 통한 개인지도도 한다. 명사특강·예절특강 등으로 국가관·인생관 등 특강도 한다. 특히 애사심을 강조한다. ‘타인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사람, 회사에 소속감을 가지고 충성하는 사람, 회사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하고 있다. 그리고 인성인증제도 도입했다. 3학년 말에 현장실습을 끝내고 오면 기업에서 ‘우리가 그 학생을 채용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 학생들의 수준은 어떤가
“지방대학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 분석을 해 봤더니 의외의 결과들이 나와 깜짝 놀랐다. 근본부터 머리가 나쁜 학생들은 없다. 단지 공부를 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 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느냐, 이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교수들에게 ‘공부 못한다고 절대 욕하지 말라. 인격적으로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수들이 언제든 상담해 주고 자신감을 북돋워 줘야 한다. 그래야 좌절했던 학생들이 깨우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경동대가 실시하고 있는 싱가포르 어학연수는 자신감을 키워 주는 좋은 사례다. 단순히 언어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예컨대, ‘은행 거래를 하고 오라’는 과제를 주면 알아서 버스 타고 척척 잘해 낸다. 이런 일들이 쌓이면 자신감도 생긴다. 그래서 졸업할 때는 굉장히 활발한 모습으로 바뀌어 뿌듯하다. 좌절하고 자신감을 잃은 학생들이 우리에게 오면, 제대로 가르쳐서 제대로 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중요할 텐데
“경동대가 위치한 고성·속초 지역은 설악산·동해바다·온천이 있다. 지역의 자연환경이 좋은데, 설악산을 개발하자면 각각 개발하는 방식이다. 관광을 하더라도 패키지 관광이 안 됐다.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과 만나 이야기하고 지역혁신협의회를 열었다. 지역사회 유일한 대학으로서 경동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획서를 만들어 경동대가 향토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지역 특성에 맞춰 관광학부·해양심층수학과·보건의료학부를 활성화했다. 관광학부는 정부 국외여행인솔자(OTE) 양성 교육기관 및 관광분야 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속초·고성 지역 해양심층수 취수와 관련해 만든 해양심층수학과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온천과 따뜻한 기후를 활용하고, 정년퇴직한 노령인구 및 관광객 증가에 맞춰 보건의료학부를 특성화했다. 모두 취업률도 높고 경쟁률도 몇십 대 1을 넘어간다.”


 


- 전문대학과 유사한 점도 많아 보인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글로벌’ 개념으로 가야 한다. 세계화 과정 속에서 어떤 인재를 길러 내느냐가 중요하단 이야기다. 우리나라 대학의 학과 개설을 보면 꾸준한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순수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중심대학들도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만 모든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면 사회에 당장 필요한 인재는 누가 키우나. 경동대는 경동대만의 특성화된 교육방식을 통해 교육중심대학을 지향하면서 시대의 최대 현안인 청년 취업률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국제화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우리 대학만의 특성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비전컬리지’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공강 시간이나 야간을 활용해 추가적인 능력을 함양토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7개 세부 프로그램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1학년 때 단기 해외연수를 통해 국제화에 대한 기본적 아이디어를 얻고, 그 다음 리더십컬리지에서 리더십을 개발하면서 외국어를 심화 학습한 후 준비가 되면 3·4학년 때 해외 인턴십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해외탐방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5개 팀을 파견하는 ‘경동월드비전’도 10년째 시행 중이다.”

- 중장기 발전계획은 어떻게 세웠나
“중·장기 발전계획의 핵심 목표는 ‘V3(Vision·Value·Vocation)형 취업 명품인재’다. 이를 위해 맞춤식·취업보장형 주문식 학부교육과정 심화, 비교과과정 운영 선진화, V3형 교육품질 인증제 확립, U-Campus 정보체계 선진화, 경동공동체 구축 등 교육역량 개발 지원체제를 확립할 예정이다. 쉽게 말하자면 학생들 잘 가르치고, 취업 잘 시키는 게 경동대의 목표다. ‘경동대에 들어가면 취업이 잘 되는구나’라는 인식을 확고히 할 생각이다. ‘취업사관학교’를 내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의 거점대학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 세밀한 계획들을 세우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신동진 총장은...

1935년 경기도 양주 출생. 성균관대 법대 졸업.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천안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3년 감사원에서 일을 시작한 후 1999년까지 감사관, 기술국 과장, 총무과장, 감사교육실장, 사무차장, 사무총장, 감사위원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1999년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교육계에 뛰어든 후 2001년부터 현재까지 경동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강원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리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사진 한명섭 기자 proha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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