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경 국민대 게임교육원장


동숭동에 자리한 국민대 부속기관 제로원센터 산하에 게임교육원이 개설됐다. 지난달 28일 1차 모집을 시작한 게임교육원은 학점은행제 방식으로 운영, 140학점을 들으면 수료증을 내준다.

특이한 점은 국민대와 게임 교육기관인 ‘아트센터 에듀’가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한다는 것. 국민대는 장소임대와 운영·관리를, 아트센터 에듀는 콘텐츠와 커리큘럼을 맡았다. 이를 이끄는 인물은 1990년대 중반 문화관광부 지정 교육에 최초로 뛰어들었던 박달경 국민대 게임교육원장이다. 지난 2004년경 중국에 게임산업 열풍이 불 때부터 기반을 닦아 오다가 이번에 국민대와 손을 잡았다. 총괄책임을 맡은 그는 서강대·연세대·중앙대 등 기존 대학 산하 게임교육원들을 비집고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게 됐다.

“학점은행제 형태로 운영되고 학위 취득이 가능한 대학 산하 게임교육원으로는 ‘서강대 게임교육원’, ‘연세디지털 게임교육원’ 그리고 ‘중앙대 게임사관학교’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민대는 후발주자인 셈이죠. 제 목표는 이들을 이기고 성공하는 겁니다.”

학점은행제 과정은 대학 학부에서 운영되는 학위과정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 게다가 후발주자의 입장. 이런 상황에서 어떤 카드를 내놓아야 할까. 박 원장은 ‘취업’을 꼽는다.

“게임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우리나라는 3대 게임강국이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게임 관련 직종이 인기죠. 그런데 실상은 좀 다릅니다. 수도권이 과잉이라 지방에 모집이 안 되자 게임관련 인기학과를 지방에 다 줘 버렸습니다. 그런데 게임관련 산업체는 모두 수도권에 있단 말이죠. 굵직한 게임회사 거의 다가 서울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산학협력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요. 국민대 게임교육원은 이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서울에 있는 게임교육원이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박 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이에 대해 “게임교육원이 대학을 흉내 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게임교육원은 철저하게 취업 중심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학위만 주는 곳이 되어 버린 것 같아요. 평생교육원 내에 있지만, 대학의 타이틀을 걸고 대학을 흉내 내는 게 문제죠. 그러다보니 취업률이 저조하고요.”

대학의 상업화가 우려되는 부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박 원장은 오히려 “국민대 게임교육원의 주목적은 취업”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취업률을 높이는 직접적 방법으로는 ‘기업과의 끈끈한 연계’를 든다.

“국내외 메이저 게임기업 40~50개를 대학 산학협력 컨소시엄으로 붙였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기업에 맞는 커리큘럼을 짰고요. 회사의 임원을 이곳에 참여시켰습니다. 이론보다는 실무교육 위주로, 게임의 오랜 경험이나 로직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취업의 핵심은 대학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공급자 중심의 커리큘럼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의 커리큘럼을 반영하는 데에 있습니다. 여기에 대학의 학점 취득과 연계한다면 ‘일석이조’가 되는 겁니다.”

실무교육에 치중하다 보면, 자칫 필요한 과목만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야말로 ‘돈 되는 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 박 원장은 고개를 젓는다.

“게임을 크게 나누면 기획분야의 ‘게임 설계’ ‘시스템 설계’ ‘시나리오’가 있고, 그래픽에는 ‘2D’ ‘3D’, 그리고 프로그래밍에서는 ‘클라이언트’와 ‘네트워크’ 등 모두 6개 전문분야가 있습니다. 이 중 돈이 안되는 게 네트워크와 시나리오예요. 그런데 돈이 안 된다고 이걸 빼버리면 전체 교육이 안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게임이라는 것은 6개 분야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죠. 일부 교육원이 돈 되는 쪽에만 집중해서 가르치는데,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를 못 하고 졸업하면 취업이 불가능합니다. 기업에서 면접을 보거나, 조금만 일을 시켜 보면 바로 알게 되죠. 국민대 게임센터는 6개 전문분야에 대해 본인 주특기를 철저하게 배우는 동시에 여섯 사람이 모여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서로 배우는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짰어요.”

박 원장은 최근 대학의 평생교육원들이 ‘백화점의 문화강좌 수준’이라는 비하를 받는 현 상황에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업을 위해 기업과 손을 잡으면 산학협력도 활성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나아가 대학 학부 수업보다 유리한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4년 공부할 것을 3년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국민대 게임교육원은 하루에 6시간씩 하드 트레이닝을 실시할 생각입니다. 게임산업은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기한이 길면 길수록 먼저 배운 것들을 써먹을 수 없어요. 짧으면 짧을수록 좋습니다. 앞으로는 2년 반까지 줄일 계획입니다.”

국민대와 박 원장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모집을 시작했지만, 실제 결과는 3년 후 졸업생들이 졸업생이 어떤 게임을 내놓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박 원장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게임교육과 같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에게 전 확실히 말합니다. 3년만 기다려 보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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