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 학칙 기구화는 대학 발전 지름길”

전국 교수들이 최초로 대학을 평가해 훌륭한 대학을 선정, 시상했다. 영예의 첫 주인공은 영남대. 영남대는 사립대 최초로 교수회를 학칙 기구화 한 후, 대학 경영 및 질적 향상에 교수회의 민주적 참여와 권한을 확대한 공로가 크게 인정됐다. 교수회 학칙 기구화에 앞장섰던 이상천 영남대 총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훌륭한 대학상을 수상한 소감은. “우리나라 대학 교육 현실과 사립대의 현주소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수들이 직접 심사하고 선정한 상이라 매우 자랑스럽다. 또 그만큼 송구스럽기도 하다.” -사립대 최초로 교수회를 학칙 기구화 했다. 그 이유가 있다면. “종래의 교수협의회가 학칙기구로서 탈바꿈하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은 교수회가 대의기구로서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과 영남대 교수들의 주인된 위치를 확립하기 위해서였다. 또 개인적으로는 2001년 교수들의 직선에 의해 총장에 취임한 후 한 가지 목표를 갖게 됐다. 그것은 바로 정말 사람이 살아 숨쉬는 캠퍼스를 만드는 것이다. 교수는 학생을 사랑하고 아끼고 학생은 교수를 전심으로 따르고 직원은 서비스에 충실한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이 교수회 학칙화였다. 대학 본부가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운영될 때, 이런 희망이 실현된다고 믿었다.” -어떤 과정을 거쳐 교수회 학칙화가 이뤄졌는가. “교수회 학칙화가 처음 논의된 것은 98년부터였고 2000년 교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 중 75%가 학칙기구화에 찬성했다. 이후 대학본부와의 협의과정을 거쳐 2001년 교수회로의 전환을 의결했다. 2002년 2월 교수회 학칙 개정안이 교무위원회를 통과했고 법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었다.” -학칙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교수회 규정과 관련 대학본부와의 법리 논쟁 등 다소 이견도 있었다. 다행히 본부와 교수회와의 이해와 협조가 원만히 이뤄졌다. 상위법 검토를 통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교수회의 완전자치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계속 노력하겠다.” -그렇다면 교수회 학칙기구화 후 위상이 어느 정도 강화됐는가. “전에 임의적으로 이뤄져왔던 총장후보 선출권이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교수회 내부 사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예외적으로 총장이 부의하는 경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기타 이를 제외하고 대학본부의 업무와 관련해서는 심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총장으로서 대학발전을 위한 교수회의 역할을 당부한다면. “민주적인 대학운영에 있어 교수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교수회가 학칙 기구화 됨으로써 이 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지난해 영남대 교수들의 현실 인식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교수들이 자기 인식과 동료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는 90년대 이후 사회적 경쟁 분위기가 크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동과 참여이기 때문이다. 교수회의 역할은 바로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교수회는 자칫 개인적이기 쉬운 교수사회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앞으로 교수회와 대학본부가 상호존중의 정신에서 협력하지 않으면 대학발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