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내면의 ‘긍정성’은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어요. 인류가 보다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유능한 전문상담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인자 용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이하 용문대학원대학) 총장은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지식·감성·윤리성을 두루 겸비한 전문상담가를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용문대학원대학은 지난해 9월 개교한 국내 최초의 상담전문대학원대학이다. 김 총장은 상담·심리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던 1960년부터 현재까지 50여 년 동안 해당 분야 연구·교육에만 몰입해 온 권위자로 용문대학원대학 개교와 함께 초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김 총장을 만나 용문대학원대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이정환 편집국장

-상담심리학은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

“‘상담심리’는 심리학적 입장에서 상담한다는 의미다. 이는 법적 입장에서 상담하는 것을 ‘법 상담’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담심리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돕는 데 있다. 그리고 이 같은 헬퍼(helper)의 육성이 용문대학원대학의 설립 이유다. 현재 용문대학원대학은 상담심리학과 내 긍정심리, 위기관리, 가족상담, 노인복지상담, 아동·청소년 등 5개 전공과정을 두고 100여 명의 석사과정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용문대학원대학은 상담심리에 대한 탄탄한 기초 교육을 바탕으로 최근 세계적으로 부각된 ‘긍정심리학’에 역점을 둬 통합적 상담전문인을 키우고 있다.”

-긍정심리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같은 문제에 직면해도 누군가는 꿋꿋하게 이겨내는데, 누군가는 절망하고 무너진다.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면적인 자기통제 능력, 즉 긍정심리의 발달 여부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인내·사랑·시민의식·자기조절·희망 등 총 24개의 긍정적 강점이 내재돼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 같은 긍정적 강점들이 후천적 노력·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용문대학원대학이 교육과정에서 긍정심리학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 개개인이 자신이 가진 긍정심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도울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용문대학원대학의 자랑이라면

“용문대학원대학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긍정심리학·행복학 학위를 주는 대학원이다. 세계적으로 긍정심리학·행복학 학위를 주는 곳은 미국 클레어몬트대와 용문대학원대학 단 두 곳뿐이다. 더불어 신생 학교임에도 국내외 유수 기관·학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놓은 것도 용문대학원대학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세인트메리대, 김계현 서울대 교수, 서은국 연세대 교수 등이 용문대학원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어떤 인재를 육성하고 싶은지

“전문성·인간애·윤리성 등을 모두 갖춘 상담가, 사회 전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멀티플레이어를 키워내고 싶다. 현대사회에서의 상담가는 상담을 해 주는 사람임과 동시에 치료자이고 코치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문제를 가진 사람을 만나건 능수능란하게 그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용문대학원대학은 평소에 학생들의 전문성은 물론, 감성·인성을 키우는 데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 상담가로서의 수월성을 제고하기 위해 협력기관을 통한 상담 실습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석사과정만 운영 중인데

“최근 교과부에 정원 증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교과부 허가가 떨어지면 용문대학원대학의 입학정원이 기존 100명에서 120명으로 늘어난다. 증원된 20명의 정원은 박사과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교과부 허가를 받아 내년 1학기부터 박사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과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대학원대학도 학교 설립·운영에 있어 교과부가 정해놓은 기준을 따라야 한다. 물론 일정 정도의 제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학생 정원에 관해서는 각 대학원대학에 자율권을 줬으면 한다. 입학정원 100여 명으로 학교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재단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교과부는 학교가 학생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 주고, 각 대학원대학은 보다 엄격한 학사관리로 책임감 있는 운영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초대 총장으로서의 포부는

“국가와 상담의 발전을 위해 용문대학원대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겠다. 총장 취임 시 제가 고령이고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무능과 유능은 연령·성별과 같은 개인배경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과 성실로 일하겠다.”

<정리=민현희 기자·사진=한명섭 기자>

 

■김인자 총장은 …

1932년 서울 출생.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에서 석사학위, 세인트메리대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0년부터 1997년까지 40여 년간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여학생감·학생생활상담소장·교양과정부장·평생교육원장 등을 지냈다. 대외활동도 활발히 벌여 한·이스라엘친선협회 부회장, 한국가족치료학회장, 한국대학상담학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서강대 명예교수, 한국심리상담연구소장, 긍정심리학회 이사, 한국가족치료학회 이사, 서울지방법원 조정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역서로는 <현실 요법과 선택이론>,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 8가지>, <긍정적 중독>, <긍정심리학>, <행복의 심리, 선택이론> 등이 있다.


 

☞대학원대학이란?

석·박사과정만을 개설·운영하는 학교다. 학부 없이 대학원만 있다는 점에서 일반대학과 차이가 있다. 국내에는 지난 1996년 처음 도입됐으며, 올해 8월 현재 총 80~90여 개의 대학원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대학원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한 가지 분야에 대한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는 데 있다. 이와 함께 입학정원이 100여 명 선으로 적은 것도 대학원대학의 특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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