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학교 측과 학생들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결국 인상분을 환불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이들 대학들은 인상분 환불에 들어갔다. 환불 방법은 학생 및 학부모 계좌에 환불금을 입금해주거나 다음 학기 등록금에서 인상분만큼 삭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환불금이 학생들 계좌로 입금되는 경우, 학생들이 이 금액을 유흥비 등으로 쓰는 사례가 많아 인상분 환불의 의미가 퇴색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이번 달 중순부터 등록금 환불에 들어간 서울 소재 A대. A대는 현재 5만원 상당의 환불금을 학생 계좌로 입금 중이다. 처음에 개인 지급 방식에 대한 우려도 있어 다른 방식도 논의됐지만 결국 환불금을 개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학교 측과 학생 측이 최종 합의했다. 하지만 인상분 환불이 시작되자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학생들 중 다수가 이 비용을 유흥비로 쉽게 써버리고 만다는 것. 한 학생은 “인상분을 환불 받았는데 액수도 적어 특별히 할 것도 없었다”면서 “남학생들의 경우 술을 마시거나 PC방비로 쓰고 여학생들의 경우 아예 돈을 찾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학우를 돕는 데 이 돈이 쓰였으면 하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등록금 인상분 환불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분명 오랜 등록금 투쟁의 결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소중한 성과물이 유흥비 등으로 탕진된다면 이는 분명 큰 문제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소액일지언정, 소중하게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등록금을 부담하는 부모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도리이다. 아니면 인상분만큼 다음 학기 등록금에서 삭감하거나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등 보다 실용적인 방법으로 등록금 인상분 환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측과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총학생회는 환불금을 개인별로 지급받을 경우 등록금 투쟁의 가시적 성과를 과시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장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환불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세종대에서 7.1%의 인상분을 다음 학기에서 이자분을 합쳐 삭감키로 한 것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분 환불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 그래야‘돈 돌려줘봤자 술이나 마시지’하는 비아냥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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