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순 인하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인터뷰

* 사진 정보공유방에 올렸습니다.

“오랫동안 많이 인용되는 논문이 좋은 논문입니다. 아인슈타인 법칙과 같이 연구자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고, 후학들이 인용·보완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논문이 그런 논문이죠.”

김형순 인하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좋은 논문’이란 지혜가 드러나는 논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많은 정보 나열이 아니라 그 정보가 의미하는 것들을 함축적인 이론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연구윤리위원을 지내고 학술지인용/색출 데이터베이스 SCOPUS의 학술지 선정·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98년부터 영어과학논문 작성 관련 특강만 100여 차례. 지난 2003년엔 <논문 10%만 고쳐써라!>를 통해 대학원생부터 교수, 특목고 학생까지 폭 넓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김 교수가 그동안 강연을 통해 전했던 노하우를 묶어낸 책이 바로 <영어과학논문 100% 쉽게 쓰기>이다. 이 책은 지난 2003년 <논문 10%만 고쳐써라!>의 개정판으로 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연구윤리와 논문출판과 관련한 부분을 새롭게 추가했다.

<영어과학논문 100% 쉽게 쓰기>는 비단 논문을 작성하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논문을 심사하는 연구자 모두에게 지침이 되는 책이다. 책 소개를 부탁하자 김 교수는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보는 필수 지침서라고 소개했다.

“논문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올바르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정보 자료집입니다. 학자로서, 지도자로서, 배우는 학생으로서 자연과학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곁에 두고 보면 좋을 지침서죠.”

김 교수의 ‘영어논문 작성’과 인연은 지난 1996년 호주에서 시작됐다. 당시 뉴 사우스 웨일즈 대 (New South Wales university) 재료과 교환교수로 재직하던 김 교수는 박사과정 5명의 논문 지도를 했던 게 계기가 됐다.

“논문 지도를 위해 영어로 된 모든 책을 섭렵하면서 독학을 했습니다. 논문,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관해 (배우는 입장이 아닌) 지도하는 입장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정리했죠.”

이 같은 노력으로 귀국 후엔 국내외 학계에서 특강 요청이 쇄도. 국내 학회는 물론 대학에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에서만 100여 차례 강연을 했으며, 1999년엔 일본에서도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의가 늘어날수록 강의 노트도 많아지면서 인터넷에 자료들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하더군요. 그 때 자료 정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다년간 쌓아둔 강의 자료들을 보강해 책으로 냈습니다.”

<영어과학논문 100% 쉽게 쓰기>는 과학논문 작성 지침서다.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궁금했다.

“어느 학문이나 형식은 똑같습니다. 윤리 문제, 논문 제목·고찰·결론 등 모두 같고 양에서만 차이가 날 뿐이죠. 편견 없이 선별적으로 본다면 모든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최근 학계에서는 논문 표절 등 윤리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땐 출처를 밝히더라도 10% 이상을 인용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논문 저자는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해야 합니다. 다른 논문을 짜깁기 하는 것은 저자가 아니라 편집자죠.”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책 중간에 ‘표절을 피할 수 있는 12가지 제안’을 소개하고 있다.

“내 아이디어는 아니고 미국 중·고생 대상 교재에 나온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라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김 교수가 생각하는 좋은 논문은 어떤 논문일까?

“오랫동안 많이 인용되는 논문이 좋은 논문입니다. 아인슈타인 법칙과 같이 연구자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고, 후학들이 인용하고 보완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논문이 그런 논문이죠.”

앞으로도 영어과학논문 발전·교육에 주력하고 싶다는 그는 “가능한 빨리 <영어과학논문 100% 쉽게 쓰기> 영어판을 출간하고 싶다”며 “2012년 안식년엔 대학원생, 연구자들을 위한 교육용 책을 집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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